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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디지털교과서 교육적 효과 의심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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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디지털교과서 교육적 효과 의심스럽다

입력
2007.03.08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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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인적자원부가 초등 3학년부터 고교까지의 모든 교과서를 2013년부터 디지털화할 계획이라고 한다. 종이책 교과서를 없애고 컴퓨터로 수업과 개인 학습을 하도록 한다는 얘기다. 결론부터 말하면 불가능한 과욕이라고 본다.

디지털 시대에 맞게 교과 내용과 참고서, 문제집, 사전, 공책 등의 기능을 멀티미디어 요소를 가미해 하나로 묶는 교과서를 만들어 활용하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디지털 교과서는 종이책 교과서와 함께 활용하면 된다. 종이책 교과서 자체를 없애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않고 가능하지도 않다.

우선 자라나는 청소년기 학생들의 눈을 하루 종일 컴퓨터 화면에 노출시켰을 때 어떤 부작용이 올지는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또 그렇지 않아도 온라인 게임 등 컴퓨터 중독인 학생이 많은데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투입하는 공부까지 컴퓨터로만 하게 되면 어떤 사태가 올지 심히 우려된다. 더구나 디지털 교과서를 쓰는 데 필요한 학습 전용 단말기가 대당 10만원대라니 그 경제적 부담을 어떻게 져야 할지도 걱정스럽다.

정부가 지원한다지만 그 자체로 천문학적인 액수다. 지금도 초중고교에서는 예산 부족으로 냉ㆍ난방이 제대로 안 되는 교실이 많다. 디지털 교과서가 사교육을 줄이고 학생의 자기주도적 학습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주장도 잘 납득이 가지 않는다. 매체 환경을 책에서 컴퓨터 화면으로 바꾼다고 그런 변화가 일어날까?

교과서는 학과 내용을 익히기 위한 도구일 뿐 아니라 평생 독서라는 습관을 들여주는 안내자이기도 하다. 적어도 앞으로 한 두 세대까지는 필요한 정보의 대부분을 여전히 책이나 신문 같은 인쇄매체를 통해 얻게 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학생들 손에서 책을 떼어놓는 것은 학교를 마치고 난 이후의 자기계발에 심대한 지장을 초래한다. 시대의 변화에 맞게 교육 여건을 선도적으로 개선하려는 노력은 높이 평가하지만 장관들이 하나같이 노트북을 들고 국무회의에 들어가는 것처럼 얄팍한 유행을 좇는 구상같아 심히 불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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