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 징계 수위 높고 구속 많은 건 언론 탓"
이택순 경찰청장이 경찰 구속자 증가의 원인을 언론에 돌리는 발언을 했다가 뒤늦게 이를 부인, 경찰 총수로서 부적절한 처신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청장은 6일 전국 경찰서 청문감사관 340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경찰청 청렴도 향상 혁신 워크숍’에서 지난해 사행성 오락기 수사 등과 관련해 경찰관 구속자 수가 늘어난 것과 관련해 “사소한 실수를 대서특필하려는 사람들이 있다”고 밝혔다.
일선 청문감사관 등에 따르면 이 청장은 “단속 업무와는 무관하게 (업주와) 친분 관계에 따라 실수를 할 수 있는데,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면서 구속자 수가 증가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평소 같으면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 ‘실수’인데 도박에 대한 민감한 사회 분위기에 따라 언론이 크게 보도하면서 경찰이 피해를 입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 청장은 또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경찰관에 대한 처벌 수위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찰) 음주운전자에 대해 너무 가혹한 처벌을 내리다 보니 현장에서 뺑소니를 친다. 징계 수위를 일반 공무원들과 비슷한 수준으로 낮추라”며 ‘과잉 처벌’자제를 당부했다.
‘경찰 비리도 언론 탓이냐’는 논란이 확산되자 이 청장은 7일 “진의가 잘못 전달 됐다”며 해명에 나섰다. 그는 “언론에 책임을 돌린 게 아니라 지난해 사행성 오락기 수사 등은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안이었기 때문에 사회적으로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어 자정하자는 의미로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음주운전 처벌 완화’ 지시에 대해서도 “징계가 지나치게 엄격하고 실제 소청심사위에서 구제되는 경우가 많아 다른 부처 공무원과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 개선이 필요하지 않느냐고 말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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