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수술비도 없는데"
몸이 아파 가족의 도움으로 생활해 오던 40대 남성이 어머니 수술비 마련에 도움이 못 되는 처지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만성 췌장염과 간경화 등 질환에 시달리던 김모(41)씨는 10년 전 택시기사 일을 그만둔 채 어머니, 동생과 함께 살았다. 독신인 김씨는 동생이 결혼하자 지난해 10월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H고시원에서 혼자 지냈다.
김씨는 평소 치료비 때문에 가족을 힘들게 할 수 없다며 병원에도 다니지 않았다. 돈벌이를 할 수 없어 가족에 짐이 된다는 미안함이 가득했다. 최근 어머니까지 뇌졸중으로 쓰러지자 심적 고통은 더해 갔다. 3일 어머니는 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그는 동생(38)과의 통화에서 수술비가 1,000만원이 나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김씨는 6일 고시원 2층 자기 방에서 옷걸이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동생은 경찰 조사에서 “형이 며칠 전부터 ‘나는 혼자 알아서 지낼 테니 상관말고 어머니께만 신경쓰라’는 말을 계속 하면서 괴로워했다”며 울먹였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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