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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우리 국회 수준은 역시 그 정도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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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우리 국회 수준은 역시 그 정도였나

입력
2007.03.07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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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임시국회가 결국 우려대로 파행 속에 폐회됐다. 민생 법안 처리는 다시 미룬 채 서로 말꼬리를 잡는 저급한 다툼을 벌이다 시한을 넘겨 자동 유회됐다.

사학법 재개정을 두고 첨예한 대립을 벌이는 것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여타 법안들의 처리까지 무산시킨 것은 변명이 어려운 무책임한 처사다. 정치력도, 협상력도 없는 정당들이 모여 하찮은 말다툼이나 열중하는 국회에 민생을 맡겨야 하는 정치현실에 한숨만 나온다.

사학법 재개정 문제로 왜 다른 법안 처리가 지장을 받아야 하는지 각 정당 스스로도 설명을 내놓지 못한다. 출자총액제도 완화 법안, 국민연금법안, 사법개혁안 등이 말만 무성한 채 다음 회기로 넘어갔다. 민간아파트 분양가 공개 등을 위한 주택법안 역시 이 눈치, 저 눈치에 머리만 굴리다 불발되고 말았다.

3월 임시국회가 재소집된다지만 사정이 나아질 이유를 찾기는 어렵다. 뿐인가. 노무현 대통령이 헌법개정안을 발의하고 나면 이를 두고 한바탕 소란이 벌어질 것이 뻔한데, 어느 당, 어느 의원이 책임지고 나서겠는가 하는 의구심만 인다.

당리당략의 관점에서 볼 때 민생의 문제가 화급하게 여겨질 리 없다. 또한 한나라당이나 열린우리당 모두 내부 강경파에 휘둘려 정치력이 말라버린 정치실종을 개탄하는 소리도 높다. 대선을 앞두고 각 정당이 매사에 선거 중심으로 처신하는 분위기 탓도 지적된다.

그러나 진짜 병폐는 국민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는 당쟁의 고질이 몸에 배어 있다는 것이다. 폐회를 앞둔 귀한 시간에 법안 토의는 뒷전이고, 대통령에 대한 표현 한 마디를 두고 분풀이에 싸움질 의사진행 발언으로 소란했으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양당은 "오만과 독선으로 민생이 또 박탈됐다", "타협의 정치를 외면했다"고 상대를 비난했지만 모두 자신들이 들어야 할 말이다. 우리에게 들리기는 정치의 수준, 국회의 능력이 그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고백일 뿐이다. 3월 국회에서 재연되지 말아야 할 장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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