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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 전, 서울에서 진품 관람… "축복같은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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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 전, 서울에서 진품 관람… "축복같은 기회"

입력
2007.03.07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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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화 45점·드로잉 40여점 최대 규모… 걸작 '불꽃'은 사상 첫 해외 나들이

1890년 7월 27일, 빈센트 반 고흐는 권총 자살로 37년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평생 지독한 가난에 시달렸고 생애 마지막 2년은 정신질환까지 앓았던 이 불우한 화가는 딱 10년 간의 작품 활동으로 세계 미술사에 지워지지 않는 이름을 새겼다. 반 고흐만큼 사랑받는 예술가도 드물 것이다.

반 고흐의 작품을 한국에서 90점이나 볼 수 있을 거라고는 아무도 기대하지 못했다. 한국일보사가 11월부터 내년 3월까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여는 고흐전은 미술 애호가들의 안복일 뿐 아니라 문외한들에게도 분명 축복이다.

네덜란드의 두 미술관, 암스테르담의 반 고흐 미술관과 오테를로의 크롤러 뮐러 미술관에서 유화 45점과 드로잉 40여 점을 가져와 전시한다. 한국 최초, 최대 규모의 반 고흐 전이자 앞으로도 보기 힘들 전시다.

네덜란드 바깥에서 반 고흐의 진품을 이만큼 많이 만날 기회는 거의 없다. 반 고흐가 남긴 880여 점의 작품 중 절반 이상이 이 두 미술관에 있고, 나머지는 세계 각지에 흩어져 미술관이나 개인이 1, 2점씩 갖고 있어서 작품 모으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미술 대국 프랑스에서조차 반 고흐는 다른 작가와 묶어 전시됐을 뿐 개인전은 없었다.

반 고흐의 인기는 세계 어디서나 폭발적이다. 아시아에서는 2005년 일본에서 반 고흐 작품 35점과 다른 작가들 작품을 모은 전시가 도쿄, 오사카, 나고야 3개 도시를 돌며 여섯 달간 120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이번 서울 전시는 반 고흐의 작품만으로 약 90점을 선보일 예정이어서 규모가 더 크다.

이는 암스테르담 반 고흐 미술관에서 열린 1990년 반 고흐 사망 100주기 전 이후 세계 최대 규모. 당시 이 전시를 보려고 유럽 전역에서 100만 명이 몰려왔다.

이번 서울 전시의 작품가 총액은 무려 1조원에 달한다. 암스테르담 반 고흐미술관이 1973년 문을 연 이래 지금껏 한 번도 해외에 보낸 적이 없는 걸작 중의 걸작 <붓꽃> (1890)을 비롯해 <자화상> <별이 빛나는 측백나무 길> <씨 뿌리는 사람> <노란 집> 등 대표작을 대거 선보일 예정이다.

반 고흐는 다르다. 다른 작가에게는 없는 특별한 무엇이 있다. 가난과 정신질환, 권총자살이라는 극적 생애가 신화를 만들기도 했지만, 그의 작품에는 힘과 생명이, 잊지 못할 감동이 있다. 다른 작가의 작품과 나란히 걸어도 관객들이 유독 반 고흐 작품 앞에서 한참 머무는 것은 세계 어디서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현실에서 그는 철저히 패배했다. 살았을 때 팔린 작품은 딱 1점, 겨우 50 프랑이었다. 반 고흐가 자신의 생활비를 대준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들은 세상과 가난과 자신에 대한 원망과 비관으로 가득해서 지금 읽어도 가슴이 아프다. 오늘날 자기 작품이 최소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에 이르는 것을 안다면 웃을까, 울까.

하늘의 별 따기 만큼이나 어렵다는 반 고흐 전을 유치한 주역은 미술사를 전공한 전시기획자 서순주(45)씨다. 2004년 샤갈, 2005년 마티스와 야수파, 2006년 피카소 전까지 초대형 전시를 만들고 성공시킨 주인공이다. 서씨는 “반 고흐 전은 전시기획자, 관객, 미술관 모두에게 영광”이라며 “개인적으로 큰 영예이자 국가적으로도 획기적인 사건”이라고 자부한다.

● 알립니다

한국에서 반 고흐는 흔히 ‘고흐’로 불려 왔으나, 그의 정확한 성은 ‘반 고흐’이므로 ‘반 고흐’로 표기합니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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