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없는 회사 '신화공업'-숙련된 기술·성실성 인정…6개월만에 수주량 2배로
정년 퇴직한 노인들이 인생의 새 ‘신화’를 써가는 회사가 있다. 울산 울주군의 신화공업. 선박용 철판을 조립 가공해 현대중공업 협력사에 납품하는 곳이다. 2,000여 평 노천 작업장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는 직원 65명의 평균 연령은 65세. ‘막내 직원’이 환갑이며, 가장 고령자는 70세이다.
신화공업은 김창원(70) 사장이 2001년 설립했다. 김 사장은 현대중공업에서 20여년 일하다 1994년 정년퇴직 한 산업용사다. 그는 퇴직 후 협력업체에 재취업했지만, 곧 나이에 대한 편견의 벽에 부딪쳤다. 수 십년 간 기술을 연마한 ‘장인’이었음에도 젊은 동료들에게서 소외 당하기 일쑤였다. 김 사장은 “차라리 고령자들과 뭉쳐 일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에 옛 직장동료 12명과 함께 ‘정년 없는 회사’를 차렸다.
출발은 순탄치 않았다. 부품을 납품 받는 회사에서 노인들끼리 일한다며 일거리 주기를 꺼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장들의 숙련된 기술과 성실성이 인정 받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김 사장은 “작업 오류를 줄이고 납기일도 철저히 지키니 수주물량이 6개월 만에 2배 이상 늘어났다”고 말했다. 오전 8시에 시작해 오후 6시에 마치는 노동량도 젊은 사람과 크게 다르지 않다. 김 사장은 “우리 회사는 정년이 없다. 몸이 좋지 않으면 스스로 물러날 뿐”이라고 말했다.
신화공업의 연 매출은 25억원, 직원 평균 월급은 200여 만원이다. 하지만 노인 직원들에게 돈보다 더 소중한 것은 일을 하고 있다는 기쁨이다. 김 사장은 “숱한 어려움을 이겨낸 노장들이 묵묵히 땀 흘려 일하는 모습이 그 무엇보다도 아름답다”며 “비슷한 연배와 일하니 하루하루가 즐겁다”고 말했다.
신화공업은 보건복지부가 선정한 노인 우수 활동사례에 선정 됐으며, 김 사장은 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07년 노인대표 초청 오찬 간담회’에서 성공사례를 발표했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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