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한나라당 '사학법' 첨예하게 대립…7일 마지막날 본회의 못 열릴 수도
이번에도 사립학교법 재개정안이 결국 ‘민생 국회’의 발목을 잡을 것 같다. 2005년 정기국회 막바지부터 벌써 18개월째 국회에서 사학법 문제가 표류하고 있다. 이 같은 논란으로 집값 안정과 취약 계층 지원을 위한 민생 법안만은 꼭 처리하겠다던 정치권의 다짐은 또다시 공염불이 되어가고 있다.
한나라당과 열린우리당은 5일 각기 의원총회를 열어 사학법 재개정 협상안을 논의했지만 단 한발짝도 접근하지 못했다. 개방형 이사의 추천권을 종단과 동창회 등으로 확대하자던 한나라당은 “종단만이라도 포함시키자는데 우리당이 아예 협상조차 거부한다”고 비난했다. 반면 종립학교에 한해 종단이 사실상의 선임권을 행사하는 방안을 제시한 우리당은 “개방형 이사제의 골간을 흔들려 한다”며 한나라당의 제안에 고개를 돌렸다.
이에 따라 민생ㆍ개혁 법안의 처리 과정도 올스톱됐다. 주택법과 국민연금법, 노인장기요양보험법, 장애인차별금지법, 사법개혁법안 등은 모두 법사위에 묶였다. 우리당은 5일 이들 법안만이라도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한나라당은 아예 의사 일정 자체를 거부했다. 현재로서는 회기 마지막날인 6일 본회의 개최 여부도 미지수다.
사실 양당은 국회 운영위원장 ‘감투’를 놓고 2월 국회 첫날부터 대국민 약속을 파기했었다. 지난달 5일 운영위원장 선출을 위한 보궐선거가 우리당 탈당 사태 때문에 무산된 뒤 힘겨루기를 계속하다 같은 달 23일, 28일 본회의를 모두 무산시켰다.
양당은 또 여론의 부담을 감안, 지난달 27일 주택법과 사학법을 회기 내에 처리하겠다고 호언장담했지만 애초부터 협상의 여지가 거의 없었다. 양당이 주택법과 사학법 처리를 합의했음에도 사학법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국회 주변에서는 “국회가 파행됐을 때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기 위해 합의 처리를 약속했던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양당은 서로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우리당을 향해 “정당이 아니라 사기집단”이라고 비난했고, 우리당 정세균 의장은 “한나라당은 제1당으로서의 책임감도 없다”고 맞받아쳤다.
이 같은 대립 속에서도 양당은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온종일 지도부 회의와 의총을 잇따라 열어 해결책을 모색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사학법 재개정이, 우리당은 주택법 등의 개정이 결국 표와 연결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데다 양당 간의 골이 너무 깊어 국회 전망이 밝지는 않다.
김지성기자 jskim@hk.co.kr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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