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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 블랙먼데이 왜?

입력
2007.03.05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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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 캐리 공포에 中긴축 덮쳐… 전문가 "글로벌 조정 길어질 수도"

지난주 ‘차이나 쇼크’로 한바탕 몸살을 앓았던 아시아 증시가 5일 또 다시 동반 폭락했다.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에 대한 공포가 시장을 짓누르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긴축이라는 대형악재까지 불거져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증시의 조정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날 폭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최대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 가능성과 이에 따른 유동성 악화 우려를 꼽았다.

증권가에서는 지난 주 초반만 해도 120엔 수준이던 엔ㆍ달러 환율이 1주일 만에 115엔대까지 하락하며 엔화가 강세를 보인 것과 관련, 엔화를 빌려 주식을 샀던 투자자들이 중국증시 급락에 불안을 느껴 주식매도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김영익 대한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의 엔화 강세로 볼 때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은 이미 초기단계에 들어섰다”며 “최근 미국 경기의 둔화추세를 감안하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이르면 이 달 중, 늦어도 5월 안에 금리를 인하해 미ㆍ일 금리차가 줄어들 것으로 보여 엔 캐리 트레이드의 청산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의 긴축 움직임은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의 부담을 느끼고 있는 시장에 ‘울고 싶은데 뺨을 때린’ 꼴이 됐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이날 개막된 제10기 전국인민대표자대회에서 올해 성장률 목표를 8%로 제시하며, 금융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한 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지난 4년간 이어온 두 자릿수 성장을 포기하는 대신, 과잉 유동성 억제를 통해 시장의 과열을 막고 성장속도를 조절하겠다는 것이다. 게다가 7일로 예정된 헨리 폴슨 미국 재무장관의 방중 기간 동안 위안화 절상 논란이 지속될 것이라는 점도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지난 주 이후 이어지고 있는 글로벌 증시 동반하락의 원인으로 최근 둔화조짐을 보이고 있는 미국 경제를 꼽는 이들도 많다. 대신증권 성진경 연구원은 “주택경기 부진, 주택담보대출의 연체율 증가, 유가상승에 따른 소비 부진, 기업이익 전망치 하향 등 그간 연착륙 기대에 묻혀 있었던 미국 경제의 부정적 신호들이 최근 미국 증시의 하락 폭을 깊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연구원도 “중국 증시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많이 오른 데 따른 부담으로 급락했지만, 다른 구조적 악재는 찾기 힘들다”며 “문제는 미국”이라고 말했다.

전성철 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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