惡·死·푶… 이런 글자 이름 못써요

*대법원, 작명 유의사항

대법원은 4일 호적 규칙을 바꿔 이름에 사용할 수 있는 한자 113개를 추가 선정하면서 작명 때 주의할 점을 소개했다. 이날 추가 선정으로 인명용 한자는 총 5,151개가 됐다.

‘惡’이나 ‘死’와 같은 한자들은 이미 인명용 한자에 포함돼 있어 원칙적으론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대법원은 그 이름을 가진 사람의 복지에 명백하게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되는 경우 ‘권한 남용’으로 여겨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일본에선 자녀 이름을 ‘악마(惡魔)’라고 지었다가 호적에 올리지 못한 사례가 있으며, 국내에서도 신생아 이름에 ‘푶’자를 사용하려다가 ‘사회생활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이유로 호적 등재가 거부됐다.

한글과 한자가 혼용된 이름, 다른 가족과 동일한 이름, 5자를 초과하는 이름도 호적에 올릴 수 없다. 반면 출생 15년이 지나 신고하는 경우 인명용 한자 사용에 제한을 받지 않으며, 외국인 아버지와 한국 어머니 사이에 태어난 사람이 외국 이름을 사용할 경우에도 글자 수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

이번 규칙 개정으로 추가된 113개 한자는 민원인들의 진정이나 건의를 통해 접수된 글자 중 타당성이 인정된 것들이다. 대법원 홈페이지(www.scourt.go.kr)에서 전자민원센터→호적→호적신고→인명용 한자표 순서로 접속하면 새로 추가된 인명용 한자를 확인할 수 있다.

최영윤 기자 daln6p@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