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용트림이 전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다.
28일 한국 증시가 개장과 동시에 58포인트 급락하는 등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장 중 한때 3~4%대까지 떨어졌다.
전날 중국 증시가 9% 가까이 폭락하자 세계 증시의 방향타 역할을 하는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도 3% 이상 급락했고, 연쇄적으로 세계 증시가 패닉 상태에 빠졌다.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선진국 증시도 2~3%대의 하락세를 보였고, 브라질 멕시코 폴란드 등 신흥시장은 4~6%대의 급락세를 보였다.
‘2ㆍ28 차이나쇼크’는 상하이 증시 주변에 퍼진 중국 정부의 ‘주식소득 과세설’ 루머가 원인이 됐다는 점에서 2004년 4월 중국 정부의 강도높은 긴축정책 때문에 발생한 1차 차이나쇼크와는 성격상 큰 차이가 있다.
상하이 증시가 중국 정부의 잇단 경고에도 불구, 지난해 12월 이후 3개월간 36%나 급등하는 등 불안이 누적된 과정에서 루머 하나가 일파만파를 일으킨 것이다. 28일 중국 당국이 루머를 부인하자 중국 증시는 곧 안정을 되찾았다.
결국 2ㆍ28 차이나쇼크는 이미 산업생산 측면에서 세계 3대 경제 강국이 된 중국의 위력과 함께 세계 경제의 중국 의존도가 얼마나 커졌는지를 보여준 극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상하이 증시의 올해 1월 기준 시가총액은 1조844억 달러로 아시아에서 일본 홍콩에 이어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의 주요 기업들이 홍콩 증시에 상장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그 규모는 더 커진다.
다행히 이번 쇼크는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무엇보다 중국 증시에 대해 강한 통제력을 갖고 있는 중국 정부가 증시 성장세를 연평균 20% 내외에서 적당히 유지하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증권 최영진 상하이사무소장은 “이번 쇼크는 지난해 중국 공상은행의 성공적인 기업공개로 자신을 얻은 중국 정부가 대형 보험사, 증권사 등의 추가 기업공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주가가 너무 급등하자 이를 억제하는 과정에서 나온 일회성 사고”라며 “곧 회복해 당분간 소폭 회복세를 보이는 횡보 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은행 해외조사실 고용수 팀장은 “이번 쇼크는 중국의 영향력이 산업 영역을 넘어 전 세계 금융 분야로까지 뻗어나가고 있음을 확인해준 역사적 사건”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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