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엘레강스를 표현하는 필수품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스카프죠.”
프랑스 고급 브랜드 에르메스의 스카프 홍보모델 마린 클랑이 최근 내한했다. 지난달 28일 재개관한 신세계백화점 본점에 강북 첫 매장을 낸 에르메스 오픈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임신 5개월째라고는 믿기 어려운 178cm의 늘씬한 몸매에 전형적인 파리지엥의 아름다움을 갖춘 마린 클랑은 패션 및 광고모델로 왕성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인물. 2002년 에르메스의 스카프 연출 모델로 발탁된 뒤 매 시즌 전세계 매장을 방문하며 스카프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다. 한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 클랑으로부터 스카프의 매력과 봄철 멋스러운 연출법을 들었다.
에르메스와의 인연은 어떻게 이루어졌나
2002년 에르메스에서 스카프와 가장 잘 어울리는 모델 선발대회를 열었는데 아마도 응시자 중 내가 연출법을 제일 많이 외워서 갔던 것 같다(웃음). 이후 매시즌 신제품 발표회 때마다 스카프 연출법을 소개하는 역할을 하고 있고 세계 각국의 행사에도 참가한다.
요즘 한국의 젊은층은 중장년 세대만큼 스카프를 애용하지는 않는다. 프랑스는 어떤가.
프랑스 여성에게 엘레강스를 위해 꼭 필요한 물품을 적으라면 단연 스카프가 첫 손에 꼽힌다. 스카프는 귀고리나 목걸이 같은 액세서리 없이도 여성의 우아함, 극적인 섬세함을 연출해주는 최상의 아이템으로 인정 받는다. 중장년층 뿐 아니라 젊은층에서도 항상 무엇인가로 목을 두르는 것이 보편적이다.
스카프의 매력은 무엇인가. 언제부터 사용했나.
할머니로부터 물려받아 어머니가 쓰시던 것을 다시 물려받아 지금은 내 소장품이 된 에르메스 스카프가 있다. 스카프의 매력은 유행에 크게 휩쓸리지 않으면서 다양한 연령층이 다양한 방법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인 것 같다. (에르메스가 책자를 통해 소개하는 스카프 연출법만 해도 300여 가지에 육박한다)
개인적으로는 스카프를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여름휴가를 갈 때도 늘 3,4장씩은 챙겨간다. 두건처럼 머리를 묶거나 수영 팬티 위에 비치웨어처럼 걸치거나 섹시한 탑(topㆍ소매없는 상의)처럼 연출해 입으면 주위의 시선을 단숨에 끌어들일 수 있다.
에르메스가 제공하는 스카프 연출법 외에 클랑이 에르메스에 제안해 만들어진 연출법도 있다던데.
집시 스타일로 언뜻 넥타이 처럼 보이게 묶는 것인데 실재로 엄청난 인기를 모았다. 방법은 대각선 방향으로 길게 접은 스카프를 밧줄처럼 꼬아서 목에 느슨하게 두르고 넥타이 매듯 매는 형태다. 간결하면서 민속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 그만. 또 스카프를 탑처럼 입는 방식도 고안했는데 특히 젊은층들이 좋아한다.
에르메스 모델이니 스카프도 많겠다.
‘꺄레’(90X90의 정사각형 실크 스카프) 스타일 2장을 비롯해 직사각형, 끝이 뾰족한 마름모꼴형, 모포처럼 큰 것 등 에르메스 제품만 8개 정도를 갖고있다. 생각보다 적은가? 그러나 항상 스카프를 두르는 직업이다 보니 개인적인 소장 여부는 별 의미가 없다.
벌써 5년째 스카프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 애환도 있을 터.
한번 신상품 발표회를 하면 보통 하루에 1,000번 이상 스카프를 맸다 풀었다 해야 한다. 워낙 스카프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보통 일은 아니다. 남편도 에르메스 신발 모델로 활동하고 있는데 신상품 발표 시즌이면 부부의 신경이 모두 에르메스에 쏠려있어 기이한 느낌을 받는다. 지금 임신 5개월째인데 지난 달 파리에서 있었던 신상품발표 기간에는 아기가 태어났는데 꺄레를 머리에 묶고 나온 꿈을 꿨을 정도다.
에르메스가 '명품의 귀족'이라는 데 기뻤겠다.
솔직히 말하면 (그렇다).
한국의 봄은 황사가 자주 끼어서 여러모로 건강에 해롭다. 황사철, 스카프 연출법을 제안해달라.
복면처럼 두르라고 권해야 할까(웃음). 멋과 두발보호 차원에서 두건 스타일을 권한다. 먼저 두발 보호는 물론 목덜미를 통해 황사가 스며드는 것을 방지하는 차원에서는 오드리 햅번이 즐겼던 스타일이 좋다. 삼각형으로 접은 스카프를 머리에 두른 뒤 양쪽 끝부분으로 목을 한번 감아 옆목선에서 매듭을 지어주는 형태. 머리 뒤통수 부분의 스카프가 펄럭이지 않도록 깔끔하게 정리하면 요즘 유행하는 60년대 미래주의적 패션과도 잘 어울린다.
마린 클랑은 26~28일 신세계 본점 매장에서 스카프 연출법을 소개한 데 이어 이 달 1,2일에는 서울 도산공원 앞 에르메스 도산파크에서도 홍보활동을 벌인다.
■ 스카프 연출법
▲황사 방지를 위해서= 스카프를 대각선으로 접어 삼각형을 만든다. 머리에 쓴 뒤 양쪽 끝을 턱밑에서 교차한다. 뒤통수 쪽 스카프 자락이 펄럭이지않도록 여미면서 목을 둘러 옆 목선에서 묶는다.
▲태아를 위하여= 태아에 대한 자부심도 드러내고, 배도 따뜻하게 보호할 수 있어서 요즘 프랑스 임신부들에게 인기 있는 연출법. 스카프 양쪽을 대각선 방향으로 접어 올려 긴 육각형으로 만든 뒤 배위에 두르고 뒤에서 매듭짓는다. 검정색 민무늬 셔츠위에 연출하면 배도 보호하고, 장식적인 효과도 낼 수 있다.
▲집시풍으로= 긴 육각형으로 접은 스카프를 양쪽 끝부분 15cm남짓을 남기고 꼰다. 목에 느슨하게 걸친 뒤 넥타이 매듭을 짓고 이어서 작은 날을 끌어올려 리본 매듭을 짓는다. 큰 날 쪽 끝부위가 뒤집히면서 넥타이처럼 보인다.
▲섹시한 탑으로= 스카프를 삼각형으로 접은 뒤 양쪽 끝을 매듭짓는다. 매듭부위가 가슴에서 수평 방향이 되도록 삼각형 안으로 상체를 넣는다. 매듭부위를 겨드랑이 아래서 한번 꼬아서 고리를 만든 뒤 한쪽 팔을 넣어 어깨 끈처럼 끌어올린다.
이성희기자 summer@hk.co.kr사진 배우한기자 bwh3140@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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