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정직한 삶과 사랑의 실천이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 비좁은 단칸방에 홀로 사는 할머니가 전재산 1,000만원을 기부했다. 기초생활보장금 33만원과 노인수당 5만원이 수입의 전부인데도 그 할머니는 "어려운 사람을 위해 써 달라"고 했다. "사회에서 받은 혜택을 돌려주고 싶었고, 이제야 빚을 갚아 행복하다"고 했다. 이름을 숨겨달라 했으나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그냥 묻어둘 수 없었다고 한다.
1년 전 비슷한 처지의 할머니가 옥탑방 전세금 1,500만원을 유산으로 내놓았다. 그 분도 사회에 진 빚을 갚게 돼 행복하다고 했다. 전재산과 평생 모은 돈을 기부하고 행복해 하는 이들이 많다.
그들의 공통점은 어렵게 살았다는 것, 지금도 결코 넉넉하지 않다는 것이다. 삯바느질 행상 노점상 등을 하면서도 정직한 삶의 궤도를 벗어나지 않았다. 자신보다 더 힘든 사람을 걱정하며 사랑을 실천했다. 한국일보(2월 28일자 A12면)는 그 마음을 '천금보다 값지다'고 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작년 12월부터 2개월간 연말연시 이웃돕기 성금 모금을 했다. 목표는 1,614억원이었으며 1,627억원을 모금했다. 불경기 등의 여파로 기업 기부가 줄어 목표달성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마감을 앞두고 '사랑의 온도계가 식어간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일반인의 소액기부가 늘어 목표액을 넘을 수 있었다 한다. 구세군 자선냄비가 지난 연말 목표액 30억원을 달성할 수 있었던 것도 얼굴 없는 천사, 이름 없는 봉투 덕분이라고 했다.
지난해 미국의 사업가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이 수백억 달러를 기부하고, 홍콩의 리카싱 청쿵그룹회장이 60억 달러를 내놓았다. 그들은 사회에서 번 돈을 되돌려 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했다.
정직하게 번 돈을 사회에 대한 빚으로 여기는 우리 할머니들의 생각이 그들과 다르지 않다. 좌판을 벌일 수 있는 것, 노동을 할 수 있는 것, 한 달에 33만원을 받는 것조차 큰 혜택으로 여기는 정직과 사랑을 존경한다. 아름다운 부자, 정직한 기업, 사랑을 실천하는 재벌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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