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14대 국회의원, 은행감독원장 등을 지내며 5ㆍ6공 시절 ‘금융계의 황제’로 불렸던 이원조(李源祚·74)씨가 1일 사실상 뇌사상태에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지난달 27일 오전 자택에서 뇌출혈로 쓰러진 뒤 세브란스병원으로 옮겨져 생명이 위독한 상태다.
경북대를 졸업하고 1956년 제일은행에 입행한 이씨는 은행원으로 탄탄대로를 걷다가 1980년에 전두환 대통령에 의해 청와대 경제비서관으로 발탁된 후 1986년 은행감독원장을 지내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노태우 김영삼 대통령 시절이던 1988~1993년 민정ㆍ민자당 전국구 국회의원을 지냈고 금융권 출신답게 정치자금 동원력을 과시하며 위세를 떨쳤다.
그러나 1995년 민주당 박계동 의원의 폭로로 노태우 대통령 비자금 조성 사건이 촉발되면서 노년은 험난했다. 그는 뇌물을 모아 전달한 혐의가 인정돼 대법원에서 징역 2년6개월 판결을 받았고 63세 노구로 옥살이를 하다 형 집행이 정지됐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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