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이동통신 3사) 평정을 이룰 '쇼(SHOW)'가 시작됐다."
조영주 KTF 사장이 웅대한 출사표를 던졌다. 대의는'휴대폰으로 얼굴을 보며 통화할 수 있는 3세대(3G) 이동통신(고속하향패킷접속ㆍHSDPA) 시장의 1위 등극'이다. 그가 내세운 신병기는 1일 세계 최초로 전국 서비스를 개시한 HSDPA 서비스'쇼'(SHOW)다.
평소 차분하고 조용하기로 소문난 그의 목소리엔 자신감이 흠뻑 묻어있다. 조 사장은 지난달 28일 "'쇼'의 출시는 우리나라 이동통신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어가는 역사적인 첫걸음"이라며"3G 이동통신시장에서 1위를 향한 진군을 시작했다"고 선포했다.
자신감 뒤엔 위기의식도 자리잡고 있다. 조 사장의 거침없는 행보는 한편으론 만년 2위의 설움을 털기 위한 배수의 진이기도 하다. 3G 이동통신 시장에서의 쟁패는 이동통신 3사의 마지막 결전이 될 수도 있다.'2위에 안주할 것인가, 1위의 영광을 누릴 것인가'를 결정하는 숙명의 대전이기에 조 사장의 야망이 클 수밖에 없다.
조 사장은 올해 가입자 목표부터 높게 잡았다. 그는 당초 180만명이었던 3G 서비스 가입자 확보 목표를 최근 270만명으로 늘려 잡았다. 그는 "올해 3G 전체 가입자를 500만명으로 추산하고 연말까지 KT 재판매(20만명)를 포함해 총 27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면 1위 사업자로 충분히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입자당 월평균 매출도 2G 서비스(음성통화위주의 2세대 서비스)에 비해 10%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1위 업체인 SK텔레콤을 누를 복안도 갖고 있다. 그는"요금경쟁을 지양하고 차별화한 서비스경쟁으로 시장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10월까지 서비스 지역대와 품질을 확보하고 다양한 고객 맞춤형 요금제를 출시하는 한편 다기능 및 실속형 단말기를 확보하는 등 다양한 서비스 개발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2G 시장에서의 핸디캡도 극복했다는 입장이다. 이동통신사업을 시작할 때 SK텔레콤과 벌어졌던 13년의 차이가 사라졌고 오히려 HSDPA 전용폰 출시 시기만 놓고 보면 KTF가 3개월이나 앞서기 때문이다.
2G에선 SK텔레콤보다 주파수 대역이 높아 통화품질이 문제였지만 3G 서비스는 같은 주파수 대역을 사용함으로써 주파수 콤플렉스도 해소했다. 여기에 '쫓는 자'의 오기도 더했다. 조 사장은 "모든 조건과 준비가 완료됐다"고 자신했다.
그의 최종 목표는 3G 서비스로 전환이 완료되는 2012년 명실상부한 이동통신시장 1위에 오르는 것이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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