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계 후발 에스프레소 전문점인 파스쿠찌가 서울 명동에 세번째 매장을 연다. 파스쿠찌는 이로써 명동 지역에서 에스프레소 전문점의 대명사인 ‘별다방’ 스타벅스와 ‘콩다방’ 커피빈을 매장 면적이나 좌석 수 등 규모 면에서 추월하게 된다. 파스쿠찌의 파상 공세로 명동의 ‘커피 전쟁’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파스쿠찌를 운영하는 SPC그룹 관계자는 파스쿠찌 31호점인 명동 2호점이 14일 문을 열 예정이라고 1일 밝혔다. 매장 위치는 인파가 가장 많이 몰리는 명동중앙로와 명동길이 만나는 명동 한복판으로, 면적 160평에 350석 규모다. 명동에 스타벅스, 커피빈, 파스쿠찌 등 3대 커피전문점의 새 간판이 등장하는 것도 1년 여 만이다.
파스쿠찌는 명동을 전략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명동에는 2005년 을지로입구점(47평ㆍ108석)과 명동점(250평ㆍ457석) 등 2개 매장을 갖고 있다. 특히 전국에서 가장 땅값(공시지가 기준) 비싼 자리(서울 중구 충무로1가 24의2번지)를 차지한 파스쿠찌 명동점은 2년 전 스타벅스 간판을 내리고 입성에 성공,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파스쿠찌 매장은 전국적으로 총 29개로 스타벅스(193개)나 커피빈(85개)에 비해 단연 열세다. 하지만 명동에서 만큼은 상황이 정반대다. 이번에 오픈하는 명동2호점까지 합치면 파스쿠찌의 명동 매장 전체 규모는 450여평 900여석으로, 선발 주자인 스타벅스와 커피빈을 앞서게 된다.
SPC 관계자는 “파스쿠찌가 전국적으로 매장 수에서 밀리기 때문에 유동인구가 많은 요지에서 랜드마크가 될 수 있는 대규모 매장을 노릴 수밖에 없다”며 선발 업체들을 따라잡기 위한 공격적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스타벅스의 수성도 만만치 않다. 스타벅스는 비싼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파스쿠찌에 옛 명동점 자리를 내줬으나 다점포 전략으로 세를 과시하고 있다. 현 파스쿠찌 명동점에서 대각선으로 불과 10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명동5호점(170평ㆍ262석)을 열었고 지난해 2월 명동성당점을 추가, 현재 명동에서 매장 수는 6곳에 달한다.
6개 매장 전체로 보면 면적만 432평, 좌석 수는 658석이다. 스타벅스는 명동에 추가로 매장을 낼 계획은 없지만 명동 골목골목마다 스타벅스의 커피향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는 상황이다.
서울에서는 주로 강남 지역을 공략하며 고급 이미지 구축에 주력해온 커피빈은 현재 명동에 명동타워점과 명동증권빌딩점 두 곳의 매장을 갖고 있다. 하지만 각각이 270평, 155평의 대규모 매장이기 때문에 전체 면적 규모로 따져보면 400평대로 스타벅스나 파스쿠찌와 비슷한 수준이다. 커피빈코리아는 조만간 롯데백화점 본점 부근에 소공동점을 추가로 열어 명동 상권 유지에 나설 예정이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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