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를 풍미했던 톱스타 가수들이 돌아오고 있다. 그런데 공연장이 아니라, TV 오락프로그램이다. 최근 이승환과 신해철이 MBC <황금어장> 의 ‘무릎팍 도사’에 연이어 출연한 것을 비롯해 이승철은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 에 특별출연했고, 신승훈 역시 이승환과 함께 KBS <상상플러스> ‘올드 앤 뉴’에 출연하기도 했다.
이들의 오락 프로그램 출연이 잦아지는 것은 이들만이 줄 수 있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TV 프로그램에 많이 출연하지 않아 희소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각자 독특한 개성과 풍부한 경험으로 오락 프로그램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고 있다.
‘무릎팍 도사’에서 신해철은 “음악을 공짜로 다운 받아 듣는 사람들은 닥쳐줬으면 좋겠다”라는 발언으로 화제를 불러일으켰고, 이승환은 자신의 이혼과 노래에 얽힌 사연을 담담하게 털어놓기도 했다. 또 최근 새 앨범을 통해 가요계에 복귀한 현진영은 SBS 에서 강호동에 맞서는 선배 가수의 캐릭터로 색다른 재미를 주기도 했다.
시청자들 역시 이런 가수들의 모습이 즐겁다는 반응이다. 한 네티즌은 “과거 카리스마의 대명사였던 ‘마왕’ 신해철이 방송을 즐기는 모습을 보니까 재밌다. 어린 연예인들과 달리 토크에서 배우는 것도 많다”고 말했다.
한때 음악성을 추구하는 ‘뮤지션’들은 본인은 물론 팬들까지도 TV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것을 꺼려했다. 음악의 진정성을 해친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지금 이들은 어깨에 힘을 빼고 연륜에 걸맞는 토크를 보여주고 있다. 시간이 흐르다 보니 다들 여유가 생긴 모양이다.
강명석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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