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설하면 고향 갈 생각에 교통체증으로 꽉 막힌 도로 걱정이 가장 먼저 떠올렸다. 민족대이동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엄청난 도시 인구가 고향으로 가기 위해 도로로 쏟아져 나왔다. 귀향길 교통체증은 1년에 몇 번 뵙지 못하는 부모님, 친지들과 즐거운 명절을 보내기 위해서 꼭 치러야 할 관문으로 당연하게 여겼다.
올해 설 연휴는 주말과 겹쳐 짧아진 바람에 엄청난 교통체증이 예상됐다. 그러나 이번 연휴에는 별 막힘이 없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걸까. 귀성 차량이 줄어든 걸까.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귀성 차량은 오히려 지난해에 비해 늘었다. 그러나 2007년 설날의 교통체증은 더 이상 당연한 것이 아니다. IT기술의 발전에 따라 교통정보가 갈수록 정확해지는 데다 귀성객들이 휴대폰과 내비게이터 등 최첨단 IT기기를 통해 보다 쉽게 정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사람들은 단순히 정보를 받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를 최대한 활용한다. 예전에 사람들은 라디오에서 교통방송을 틀어놓고 ‘내가 달리는 도로 소식이 언제 나오나’ 기다려야 했지만 이제는 IT기술을 통해 내가 필요한 정보를 수시로 찾아서 본다. 그리고 지루한 통행 길에는 DMB를 통해 TV도 보고 노트북으로 영화를 즐긴다.
귀성길뿐만 아니다. 과거 명절 선물을 인터넷으로 살 때 사진만 보고 선물을 골랐지만 이제는 동영상으로 보다 입체적인 정보를 제공받는다. 선물 배송 시스템에서도 IT기술이 적용된다. 택배사는 IT기술로 물류시스템을 구축해 실시간으로 물량, 차량 흐름 및 장애상황을 파악해 명절에 집중되는 택배나 우편물이 큰 혼란 없이 배송한다. 이제 우리 고유 명절에도 최첨단 IT가 빠질 수 없는 시대가 됐다.
정보통신연구진흥원장 이성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