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몸이 덜 풀렸나….’
7년만의 K리그 컴백으로 관심을 모은 ‘반지의 제왕’ 안정환(30ㆍ수원)이 기대에 못 미치는 복귀전을 치렀다. 안정환은 대전과의 경기에 외국인 용병 투톱인 나드손-에듀 콤비의 뒤를 받치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그 동안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줄곧 최전방 스트라이커와 처진 공격수 자리를 맡았던 안정환에게는 생소한 자리. 이 때문이었을까. 안정환은 전방 공격수들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간혹 뿌려댔을 뿐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한 채 후반 12분 안효연과 교체 아웃 됐다. 56분간 안정환이 기록한 유효 슈팅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안정환이 과거 K리그 시절 ‘대전 킬러’로 통했기에 이번 복귀전은 더욱 아쉽게 여겨질 수밖에 없었다. 안정환은 98년부터 2000년까지 대전을 상대로 13골을 뽑아낼 정도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그가 기록한 K리그 전체 골(44골) 중 4분의1을 넘는 수치. 하지만 안정환은 독일월드컵 이후 6개월간 소속팀을 찾지 못한 공백을 떨쳐버리지 못한 모습이었다.
2000년 7월5일 부천전 이후 7년만의 K리그 골을 노린 안정환은 홈 팬들로부터 박수조차 받지 못하고 서둘러 교체됐다. 경기 시작 전 장내 아나운서가 선수 명단을 불렀을 때 가장 뜨거운 환호를 받았지만 교체 아웃 될 때는 고개를 숙인 채 황망히 그라운드를 빠져 나가며 자존심을 구겨야 했다. 안정환을 대신해 출전한 안효연은 후반 종료 직전 극적인 역전골을 터트려 대조를 이뤘다.
수원=김기범 기자 kik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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