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등의 시 2편을 도용해 자신의 시집에 실은 마광수(56) 연세대(국문학과) 교수가 28일 정직 2개월 및 올 1학기 강의 금지 처분을 받았다.
연세대 재단 징계위원회는 이날 “교수로서 있을 수 없는 일로 교수의 사회적 책무를 게을리하고 학교의 품위를 해쳤다”며 “정직은 앞으로 학내 보직을 맡을 수 없고 교수 생명에도 흠집이 되는 중징계”라고 밝혔다. 학내에서는 “표절이 아니라 남의 작품을 통째로 갖다 쓴 도작(盜作)에 대한 징계치고는 수위가 낮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마 교수는 지난해 4월 펴낸 시집 <야하디 얄라숑> 에 홍익대 재임 시절인 1983년 여학생 제자가 쓴 시 <말(言)에 대하여> 와 주부 독자의 시를 자신의 작품인 양 무단 게재했다.
마 교수는 “해임되지 않고 이 정도로 그친 게 다행”이라며 “이번 학기에 성(性)문학을 강의하려 많이 준비했는데 제자 등에게 미안하다”고 밝혔다. 그는 국문과 전공 과목인 ‘문학이론의 기초’와 교양 과목인 ‘연극의 이해’를 강의할 예정이었다. 마 교수는 “어린애가 남의 집에 가서 장난감을 훔친 것 같은 생각이 든다”며 “쉬면서 책을 쓰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색을 밝히다> 는 시집을 낼 예정이다.
김정우 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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