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대적 M&A ‘강수’로 방어

*경영진 전원교체 막는 ‘시차임기제’등 정관에 도입

상장사들이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대비한 고강도 경영권 방어책을 잇따라 정관에 도입하고 있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9일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현대모비스는 ‘시차임기제’ 도입을 통해 경영권 방어를 시도하고 있다. 이사를 3개 그룹으로 나누어 임기를 다르게 함으로써, 적대적 M&A 시도에 따른 경영진 전원교체를 막는다는 것이다.

코스닥상장사 옴니텔은 2일 열린 정기 주총에서 이사의 해임요건을 대폭 강화한 ‘초다수결의제’를 정관에 도입했다. 새 정관에 따르면 2명 이상의 이사를 해임하기 위해서는 주총 출석주주 의결권의 90% 동의를 얻어야 하며, 이 같은 내용의 정관 변경도 마찬가지로 출석주주 90% 이상의 찬성을 얻도록 했다. 이 회사는 이밖에도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임기 만료 전에 이사를 해임할 경우, 퇴직금 이외에 30억원의 퇴직금을 별도 지급한다는 ‘황금낙하산’ 규정도 도입했다.

16일 정기 주총을 개최하는 지어소프트는 초다수결의제와 황금낙하산을 추가하는 정관 변경안을 주총 안건으로 상정했으며 이화전기공업과 오스템임플란트, 나라엠앤디도 이 달 주총에서 초다수결의제 도입을 추진할 예정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나치게 높은 수준의 경영권 방어책 도입은 주주가 경영진에 대해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길을 차단해 기업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성철 기자 foryou@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