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이 군사도발을 감행하면 한미연합사를 구성하는 한국군은 주한미군과 함께 정밀타격으로 북한의 대공망과 장사정포를 무력화한다. 북한군이 남침까지 시도하면 한미 연합군은 휴전선 일대에서 남하를 저지한 뒤 북한군을 격퇴하기 위해 북쪽으로 진격한다.”
한반도에서의 전면전을 대비해 한미연합사가 마련한 전쟁시나리오 ‘작계5027’은 군사2급 비밀로 극비에 부쳐져 있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대강은 이렇다. 미 태평양사령부가 작성하고 있는 한반도 위기 대응 시나리오 가운데 전면전을 가정한 한미연합사의 작계는 5027 뿐이다. 2012년 4월 17일 한반도 전시 작전통제권을 한국군이 넘겨받을 경우 작전계획은 어떻게 바뀌게 될까.
정부는 전시 작전권 전환에 대비해 이미 한국군 주도의 전쟁수행을 위한 새로운 작전계획 수립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관계자는
26일 “2012년 전시 작전권 전환에 앞서 2010년부터 새로운 작계를 토대로 한 한미공동 군사훈련을 실시키로 한만큼 2009년 말을 목표로 새로운 작계를 작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시 작전권이 전환되면 작계5027은 폐기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한반도 방위는 한국군이 주도하고 주한미군이 지원한다’는 새로운 공동안보체제의 원칙에 따라 새 작계는 작성의 주체도 한국군이 된다.
작계5027은 미 태평양사령부가 작성한 것을 한미연합사의 작계로 발전시켰을 뿐이다. 하지만 전시 작전권 전환 이후에도 유사시 주한미군의 지원 없이는 전쟁을 승리로 이끌 수 없기 때문에 한국 주도로 하되 주한미군과의 협의를 바탕으로 작성될 수밖에 없다. 군 고위 관계자는 “새로운 작계는 주한미군과의 공동작전을 위해 작성단계부터 미국과 협의하기 때문에 공동작계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군 소식통들에 따르면 새 작계의 방향과 큰 틀은 현재의 작계5027과 크게 다르지 않다. 침략전쟁을 부인하는 헌법의 규정에 따라 선제공격을 취할 수 없기 때문에 골격은 방어 위주 작전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작계5027처럼 북한군의 격퇴를 위한 북한지역으로의 진격도 포함될 전망이다.
진격작전을 포함한다면 그 주체는 마땅히 한국군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군 소식통은 “작계5027에서는 주한미군 타격전력이 북한지역 수복에 투입되는 것으로 돼 있지만 한국군이 주도하는 전쟁에서도 미군에게 역할을 맡길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김정곤 기자 j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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