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희섭(28ㆍ탬파베이)이 KIA 유니폼을 입을까.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스버그 스프링캠프에 초청선수 자격으로 참가 중인 최희섭은 26일(이하 한국시간) 한국 취재진과 가진 인터뷰에서 “만일 메이저리그에 남지 못한다면 더 이상 미국에 있을 이유가 없다. 한달 내로 거취를 결정하게 될 것이다. 한국이든 일본이든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서 야구하고 싶다”고 밝혔다.
최희섭의 ‘한국행’ 발언은 올 시즌 메이저리그 25명 로스터 진입이 불투명한 데 따른 새로운 진로 모색 차원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탬파베이에는 타이 위긴턴, 그렉 노턴 등 확실한 1루수 요원이 있는데다 지명타자 자리도 여의치가 않다. 그러나 최희섭이 한국행을 원해도 곧바로 KIA의 지명을 받기는 어렵다. KIA는 장성호, 래리 서튼 등 뛰어난 왼손타자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최희섭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
최희섭의 광주일고 1년 선배 김병현(28ㆍ콜로라도)도 변수다. KIA는 최근 김병현으로부터 “만일 마이너리그로 내려간다면 굳이 미국에 있을 이유가 없지 않느냐”는 답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병현이 마이너리그로 떨어질 확률은 거의 없다.
KIA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현실적으로 최희섭은 즉시전력으로 활용할 수 있지만, 장래성을 본다면 김병현에 더 구미가 당긴다. 김병현이 비록 당장 한국으로 돌아올 가능성은 없지만 이번 기회에 영구 지명권을 행사, 미래를 기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미야자키 캠프를 참관하고 있는 KIA 정재공 단장은 “최희섭이 한국에 온다고 못박은 것이 아닌 만큼 결정을 서두를 이유는 없다. 캠프가 3월9일 끝나기 때문에 10일 코칭스태프와 프런트 회의를 거쳐 최희섭과 김병현 중 한명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최근 이사회를 열어 지난 99년 1월1일 이후 진출한 해외파들의 국내 복귀 제한 규정을 올해에 한해 한시적으로 풀기로 하고 김병현 최희섭 추신수 송승준 이승학 류제국 6명에 대해 국내 구단이 영구 지명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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