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이 제31대 전국경제인연합회장으로 사실상 확정되면서 전경련 사무국과 효성그룹에서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 조건호 상근 부회장과 원로 자문단이 주요 그룹 총수들을 대상으로 의견을 수렴한 결과, 27일 열리는 전경련 정기총회에서 조 회장을 차기 회장으로 추대키로 의견이 모아졌다. 전경련 관계자도 "실무선에서는 조 회장의 차기 회장 선출을 전제로 준비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7일 총회에서 조 회장이 차기 회장으로 추천되고, 의외의 변수가 발생하지 않는다면 재계의 화합을 다지는 차원에서 '만장일치' 형식으로 회장에 선출될 전망이다.
전경련 주변에서는 벌써부터 조 회장 취임 이후 불어 닥칠 변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조 회장은 영어와 일어에 능통하고, 경영 현장의 움직임에도 밝다"며 "전경련이 모처럼 재계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전경련 관계자도 "조 회장이 총수답지 않게 실무선의 세세한 업무도 챙기는 것으로 안다"며 "사무국 직원들은 힘들어지겠지만, 전경련의 위상은 그만큼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효성의 재계서열이 30위권(자산기준)으로 위상이 다소 떨어지는데다, 매사를 지나치게 챙기는 조 회장의 스타일을 감안할 때, 전경련이 대통령 선거의 해를 맞아 출자총액제한제 등 공정거래법 개정안, 상업개정안 등에서 강력한 목소리를 낼지는 미지수라는 시각도 재계일각에서는 나오고 있다.
조 회장이 취임 이후 사무국 임원들의 물갈이 여부도 관심사다. 전경련 안팎에선 분위기 쇄신차원에서 상근 부회장을 비롯한 회장단 일부를 개편하고 한국경제연구원, 국제경영원 등 산하 기관장에 새 인물을 대거 수혈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강신호 현 회장을 보필했던 경제관료 출신의 현 상근부회장과 전무체제는 재계 화합과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아젠다 설정 등에서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효성그룹은 "최근 단행된 사장단 인사에서 조 회장 아들 3형제가 계열사 경영을 책임지는 체제가 갖춰졌다"며 "조 회장이 재계총리 역할에 나서도 그룹 경영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조철환 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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