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승객의 알몸까지 투시할 수 있는 X선 검색기가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스카이하버 국제공항에서 첫 시험가동에 들어가면서 인권침해 등 논란이 일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4일 보도했다.
미 교통안전국(TSA)은 23일 스카이하버 국제공항에 X선 검색기를 설치한데 이어 올해 안에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과 뉴욕 존 F 케네디 국제공항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탑승객이 옷 안에 숨긴 총이나 폭탄, 액체폭발물을 탐지하고 검색 시간을 줄이기 위해 도입된 이 검색기는 시험 운용기간 중 자발적인 의사를 밝힌 승객에게만 사용될 예정이다.
미 당국은 투시된 모습이 공개되지 않도록 보안요원들이 밀폐된 장소에서 화면을 검색하고 인체의 개략적인 윤곽만 보이도록 하는 소프트웨어를 도입했지만, 전신이 투시된다는 점 등에서 인권침해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
미국 시민자유연맹(ACLU)은 “X선 투시기를 통한 검색이 사실상 알몸 검색이나 마찬가지”이라며 일상적인 검색에서 사용을 금지해 줄 것을 의회에 촉구하고 나섰다. 필라델피아로 향하던 승객 카라 닐(36)씨는 “사생활 침해”라면서 “이 기계로 검색 받는 것 보다는 손으로 검색 받는 방식(팻다운)을 택하겠다”고 말했다.
검색기에 사용되는 X선의 인체 유해 여부도 논란 거리다. TSA는 검색기가 인체에 무해하다고 밝히고 있지만 어린이나 임신여성에게는 좋을 게 없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방사선이 인체에 영향을 줄 정도가 안 되는 소량이지만 방사선에 노출되지 않는 것보다는 위험성이 있는 게 사실이다.
권혁범 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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