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은 이만하면 크게 나무랄 데가 없다. 이제 남은 건 논술과 면접이다.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에 나선 대구가 23, 24일 치러진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실사단의 실사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실사단장인 헬무트 디겔(독일) IAAF 부회장은 24일 실사 종료 후 기자회견에서 “시설 면에서 대구에 지적할 것은 아무 것도 없다. 대구 시민들의 열기도 직접 확인했다. 다만 육상 발전을 위한 노력이 더 필요할 뿐”이라며 합격점을 줬다.
50대 50, 승부는 이제부터
대구를 끝으로 4대 도시(모스크바, 바르셀로나, 브리즈번) 실사를 모두 마친 실사단은 조만간 모나코에 있는 IAAF 본부에 결과를 보고 한다. IAAF는 실사 결과를 토대로 다음달 27일 케냐 몸바사에서 28명의 집행이사가 참가한 가운데 투표로 2011년과 2013년 개최지를 결정한다.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 도시가 나오지 않는다면 최소 득표 도시를 탈락시킨 후 과반수 득표 도시가 나올 때까지 재투표를 실시한다. 이렇게 해서 2011년 대회 개최 도시가 결정되고 나면, 2013년 대회 개최 희망 도시인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2011년 대회 탈락 도시가 경합을 벌여 2013년 대회 개최지가 결정된다.
2011년 대회의 경우 현재로선 브리즈번과 대구의 양강 구도로 압축된다. 브리즈번은 지명도와 육상 강국, 친환경 도시라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받고 있다. 대구는 시민들의 열기와 4개 도시 중 최고의 시설, IT(정보ㆍ기술)에서 경쟁지를 앞서고 있다.
대한육상경기연맹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대구와 브리즈번이 50대 50이라고 보면 된다. 남은 한 달 동안 어느 도시가 강한 인상을 심어주느냐에 따라 개최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폰서만 정해지면 게임 끝
디겔 부회장 등 실사단은 “육상 발전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하라는 말 이외에는 주문사항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육상의 불모지나 다름 없는 한국이 세계대회를 유치하려면 든든한 스폰서가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IAAF는 한국 일본 등 아시아 국가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 하고 있다. 돈이 절실할 수밖에 없다.
대구와 유치위원회의 고민은 여기에 있다. 아직까지도 대회 공식 후원사도 정해지지 않는 등 스폰서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김범일 대구시장은 “다음달 열리는 집행 이사회에서는 육상 후진국 지원 프로그램 같은 파격적인 내용의 제안도 준비하고 있다”며 스폰서 유치에 올인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 육상 관계자는 “IAAF의 최대 고민도 한국에 확실한 스폰서가 없다는 데 있다”면서 “스폰서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대구가 브리즈번과 대등한 승부를 펼치고 있는 만큼 든든한 후원업체만 결정된다면 확실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대기업의 참여가 절실한데 육상이 국내에서 비인기 종목이라는 점 때문에 망설이는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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