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관적 전망 속에 출발한 2월 증시가 상승 반전을 넘어 사상 최고치 경신에 성공했다. 미국 일본 등 해외 증시의 강세와 북핵 6자 회담의 타결, 그리고 외국인의 한국 증시 복귀 등이 지수 흐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버냉키 효과’에 따른 외국인의 순매수 전환과 일본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사상 최고치 경신 랠리의 기폭제가 됐다.
이익의 안정성이 돋보인 은행주를 중심으로 한 금융주가 7년여 만에 정보기술(IT)주의 시가총액을 뛰어넘어 확실한 시장 주도주로 떠오르면서 주도주 부재 문제도 해결됐다. 엔화 약세와 불투명한 경기 전망으로 장기간 고전해온 IT주와 자동차주도 그간의 낙폭이 과도했으며, 악재들이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월 중반 이후 주가가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3월 증시의 관심사는 코스피 사상 최고치 행진의 지속 가능성 여부에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 이는 1분기 기업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킬 수 있을지와 엔화 약세 현상 종결에 따른 수출주의 반등, 국내 주식형 펀드의 환매 추세 진정 및 신규 자금의 유입 여부 등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우선 1분기 실적의 경우 IT섹터의 반도체와 LCD, 그리고 자동차 판매 흐름 등을 볼 때 깜짝 반전은 힘들 것으로 보이지만 낮아진 시장 기대치에는 부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엔화 약세 문제도 일본의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지난 G7 회담에서 엔저 현상을 묵인한 것을 고려하면 급격한 엔화 강세로의 전환은 기대하기 힘들다. 하지만 3월이 시기적으로 회계연도 마감을 앞두고 엔화자금의 일본 환류가 본격화하는 시기인 점을 감안하면 일시적인 엔화 강세가 예상된다. 끝으로 수급의 경우, 이머징마켓 증시의 과열에 따른 경계감이 높아진데다 국내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투자심리가 되살아나 신규 자금의 유입도 재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결론적으로 3월 증시는 기업실적, 환율, 수급의 3대 변수가 개선될 수 있을지 여부를 탐색하면서 숨고르기를 거쳐 다시 상승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주와 조선주는 실적 모멘텀을 바탕으로 계속적인 강세가 예상되며, 월 중ㆍ후반에는 엔화 강세 반전을 계기로 자동차와 IT 등 수출주의 반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영훈 한화증권 기업분석팀장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