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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작곡가 최초 낙소스와 음반 계약한 류재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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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작곡가 최초 낙소스와 음반 계약한 류재준씨

입력
2007.02.23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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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류재준(37)씨가 세계적인 음반사인 낙소스(Naxos)와 음반 발매 계약을 맺었다. 윤이상의 음반이 이 레이블을 통해 나온 적은 있지만 생존한 한국 작곡가로는 류씨가 최초다. 특히 이 음반에는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을 추모하는 신작 레퀴엠이 담길 예정이라 더욱 관심을 끈다.

낙소스 코리아 지사장인 카이 체피츠키는 “낙소스 본사와의 계약에 따라 류재준씨의 음반이 내년 초 CD와 디지털 서비스를 통해 전 세계로 발매될 것”이라면서 “그의 음악에는 특유의 음색이 있고 매우 흥미로워 국내외에서 많은 주목과 관심을 받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홍콩에 본사를 둔 낙소스는 수준 높은 음악을 저가에 공급하는 것으로 유명한 음반사로, 음악가 발굴에도 적극적이다. 낙소스에서 나온 백건우의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시리즈와 강동석의 엘가 바이올린 협주곡은 명연주로 평가받는 음반들이다.

류씨는 서울대에서 강석희 교수를, 폴란드 크라쿠프 음악원에서 세계적인 현대음악 작곡가 펜데레츠키 교수를 사사했다. 수원대 교수를 거쳐 현재는 작품 활동과 음악 교육 사업을 함께 하고 있다. 2004년 금호아트홀에서 작품 발표회를 연 이후에는 폴란드와 독일 등 유럽에서 주로 작품을 발표해왔다.

이번 음반에는 바이올린협주곡과 심포닉 레퀴엠 <바가 페르투르 아비스(바다 저편에서)> 가 실린다. 바이올린협주곡은 지난해 11월 폴란드 바르샤바 국제 현대음악제에서 유럽에서 활동 중인 바이올리니스트 김소옥 협연으로 초연된 곡.

당시 쇼팽 음대 우카셰브스키 교수는 이 곡에 대해 “20세기를 포함해 가장 훌륭한 바이올린 협주곡 가운데 하나로 꼽을 만 하다”고 평했다. <바가 페르투르 아비스> 는 오는 12월 바르샤바 내셔널 필하모니 오케스트라가 초연하기로 돼있다. 낙소스 측이 음악을 들어보지도 않고 신예 작곡가와 계약을 맺은 것은 파격적이다.

류씨는 “정주영 전 회장의 사망 소식을 듣고 한국에서 한 시대가 저물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분만이 아니라 지금의 시대를 연 모든 분들을 위해 작곡한 곡”이라고 설명하고 “한 번도 연주된 적이 없는 곡으로 음반 계약을 하게 됐다는 점에서 상당히 기쁘다”고 말했다.

또 “한국에서는 직업 작곡가가 설 자리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 이번 음반 발매가 세계적으로 더 많은 연주 기회를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북독일방송교향악단으로부터 위촉받은 첼로협주곡을 작곡하고 있으며, 베를린유대문화재단이 위촉한 비올라협주곡도 구상 중이다.

사진 홍인기기자 hongik@hk.co.kr김지원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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