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허설은 끝났다. ‘라이언킹’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데뷔가 임박했다.
지난달 31일(이하 한국시간) 미들즈브러 공식 입단식을 가졌던 이동국(28)이 20여일 동안 달궜던 벤치를 박차고, 공식경기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23일 오전 영국 맨체스터 근교의 이웬필드에서 벌어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2군 경기가 첫 무대였다.
전반 45분을 무리 없이 소화한 이동국은 24일 밤 12시 시작되는 레딩 FC와의 홈경기 출전이 유력해졌다. 설기현(레딩)이 출전할 경우 ‘한국인 최전방 공격수’ 맞대결도 성사된다.
등 번호 10번의 이동국은 맨유 2군 멤버들을 상대로 최전방 공격을 담당했다. 2군 경기이긴 했지만 상대방은 선수층이 두터운 맨유라 이동국의 리허설 상대로는 ‘안성맞춤’이었다. 앨런 스미스, 키에런 리차드슨 등 잉글랜드 국가대표 출신이 포진했고, 중국 출신의 덩팡저우도 모습을 드러냈다.
대니 그레엄과 투톱을 이룬 이동국은 왼쪽 측면과 미드필드 중앙을 누비며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전반 15분엔 골키퍼에게 막히긴 했지만 발리슛을 터뜨렸고, 30분쯤엔 코너킥 때 상대 수비수가 걷어낸 볼을 오버헤드킥으로 연결했다. 전반 44분에도 상대 수비수를 맞고 골대를 비껴 나가는 강한 왼발 슈팅을 터뜨리는 등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이날 경기는 두 시간이 넘는 거리를 달려온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펼쳐졌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도 아버지 박성종씨와 함께 경기장을 찾아 이동국을 응원했다.
뉴스 메인 페이지에 이동국의 입단식 사진을 올려놓은 미들즈브러 구단 홈페이지는 “전방에서 그레엄과 조화를 이뤘고, 미드필더와의 연계 플레이도 훌륭했다”고 이동국에 대해 평가했다.
미들즈브러는 후반 초반 맨유의 에반스에게 선취골을 내줬지만 후반 이동국 대신 교체 투입된 허치슨이 동점골을 터뜨려 1-1로 비겼다. 이동국은 레딩전까지 이틀밖에 쉬지 못하지만 45분밖에 뛰지 않았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큰 부담은 없는 상태다.
한편 박지성(맨유)은 24일 밤 풀럼과의 원정경기에서 시즌 3호골을 노리고, 이영표(토트넘)는 25일 새벽에 열리는 볼턴전에 출전할 예정이다.
한준규 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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