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계 인사들이 참여정부의 남은 임기 1년 동안 국정 운영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간결했다. 열린우리당 탈당을 계기로 정치 개입을 줄이고 민생과 경제를 살피는 데 집중해달라는 견해가 대다수였다.
야당과의 협조 필요성을 강조하는 의견도 많았다.
▦ 이만섭 전 국회의장
남은 임기 동안 조용히 하던 일만 잘 마무리하는 것이 좋겠다. 더 이상 일을 벌이지 않는 것이 나라를 위하고 대통령 자신을 위하는 길이다.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할 것임이 명약관화한 개헌안을 발의한다는 것은 헌정 사상 오점을 남기는 일이다.
노 대통령은 개헌을 위해 노력했다는 기록을 남기고 싶어하는 것 같은데, 이미 이를 세상이 다 알고 있으니 개헌 문제를 18대 국회로 넘겨야 한다.
▦안택수 한나라당 의원
한 건 해서 정권 연장을 도모하기 보다는 상식과 순리의 정신에 입각해서 민생을 보살피고 국가를 튼튼히 하는 일에 전념해 주기 바란다. 위장 탈당한다고 해서 국민의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다.
잘못된 집념의 포로가 되지 말고 민생을 위하는 작업에 매진했으면 좋겠다. 민생이나 국가 선진화를 위해 일해야 한다. 그러나 국민 호응도가 낮은 개헌이나 남북정상회담에는 관심을 둘 필요가 없다.
▦ 김덕규 열린우리당 의원(전 국회 부의장)
대통령은 이제 탈당 선언을 했으므로 특정 정당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말씀을 삼가야 한다. 대신 국민이 공감하는 사안을 찾아서 하나하나 챙기고 마무리 해야 한다.
국가 대사를 위해 필요한 것이라면 각 정당에 설명하고 호소해야 한다. 이제는 편안한 위치 아닌가. 안되는 것은 하지 않고 되는 것은 반드시 매듭짓는 국정 운영을 해 나가면 남은 임기를 멋있게 마무리할 수 있다.
▦강봉균 통합신당모임 의원(전 우리당 정책위의장)
그간 여러 개혁을 추진했는데 국민 동의를 얻는 노력이 모자랐다. 국민을 불안하게 하고 여당의 분열까지 초래한 상황이 왔다. 정치권이 국민통합적인 개편 논의를 하고 있는 만큼 노 대통령은 관여하지 말아야 한다.
새로운 개혁을 밀어붙이지 말고 지금까지 해 온 것을 마무리하고 경제를 회생하는 데 집중해달라.
▦김상열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
대선을 앞두고 국민과 기업들은 경제사회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시급한 국정 현안이 표류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국정 공백이나 선거에 편승한 사회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확고한 지도력을 발휘해주기 바란다.
또 민생 경제 살리기를 비롯해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추진과 북핵 문제 해결 등 당면한 과제를 차질 없이 추진해 주기 바란다
▦ 이내영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탈당도 했으니 대선에 신경 쓰지 말고 국정을 챙겨야 한다. 여당이 없으니 잘못하면 레임덕이 가속화될 수 있다. 이걸 피하려면 여당만이 아니라 야당의 협조를 구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개헌 문제처럼 일방적으로 의제를 던지는 고집의 정치를 하지 말아야 한다. 너무 많은 국정 목표를 설정하지 말고 민생 문제 등 몇 개에 집중해야 한다.
▦ 박병옥 경실련 사무총장
이제 경제ㆍ민생 분야를 차분하게 비정치적으로 잘 마무리해야 한다. 부동산 가격은 여전히 불안하다. 특히 선심성 대선 공약이 나오면 부동산 가격이 더욱 요동칠 수 있으므로 하향 안정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당적도 없앴으니 사회적 안정성을 높여 나가는 데 기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 대선 과정에서는 공정한 관리자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
정리=이태희 기자 goodnew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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