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철강업계에 인수ㆍ합병(M&A) 제2의 물결(The Second Wave)이 몰려오고 있다."
23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포스코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임기 3년의 상임이사와 대표이사 회장으로 재선임된 이구택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 회장은 "유럽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메이저 업체간 M&A 제1차 물결이 마무리되고, 이젠 글로벌 업체간 제2의 인수합병 물결이 진행중"이라며 "포스코가 이러한 M&A 물결을 극복하기 위해 현재 연간 3,100만톤 규모인 조강 생산량을 5,000만톤까지 확대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수익성과 경쟁력을 높여 세계 철강업계에서 능동적으로 변화를 이끄는 주체가 되겠다"고 말했다.
2010년까지 포스코를 이끌게 될 이 회장의 이러한 발언은 앞으로 세계철강업계의 M&A에 대응, 덩치키우기에 적극 나설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세계 최대 철강사인 아르셀로-미탈의 락시미 미탈 회장도 최근 "철강 업계의 통합 움직임이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 글로벌 업체간 외형경쟁이 가속화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포스코가 이날 주총에서 전략적 제휴의 경우에도 신주인수권이나 전환사채를 발행할 수 있도록 정관을 개정한 것도 원활한 M&A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보인다.
최근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포스코 주가와 관련, 그는 "20~30년동안 철강이 성숙산업, 사양산업으로 여겨지며 철강업체들의 주가가 저평가됐던 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연간 8억톤 규모였던 세계 철강 시장이 2000년대 이후 12억톤으로 확대되는 등 성장산업으로 인식되며 세계 철강업체들의 주가 재평가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신일본제철의 시가총액이 450억달러 수준인 데 비해 생산량이 엇비슷한 포스코의 시가총액은 350억달러 안팎"이라며 "포스코 주가는 훨씬 더 올라가야 맞다"고 말했다.
철강 이외 업종 M&A에 대해서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 등 포스코 경영진은 그 동안 후판의 안정적 수요처 확보를 위해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강한 관심을 보여왔다.
한편 이날 주총에선 윤석만 사장도 3년 임기의 상임이사로 재선임됐다. 생산기술부문장인 정준양 부사장은 재선임되면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또 전광우 전 우리금융지주 부회장과 박원순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 제프리 존스 전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회장 등 사외 이사들도 재선임됐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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