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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모의논술 분석 "교과서 개념 응용력이 키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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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모의논술 분석 "교과서 개념 응용력이 키포인트"

입력
2007.02.22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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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은 논술 가르치기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교과서 중심의 논술’이 이어진다면 충분히 가르칠 수 있을 것 같다.” 22일 2008학년도 서울대 통합 논술 ‘예비 고사’라 할 수 있는 서울대 모의 논술을 접한 고등학교 논술 담당 교사들은 교과서 수준의 쉬운 지문으로 창의력을 평가하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출제됐다는데 입을 모았다.

본보가 이날 서울, 경기, 광주, 대전 지역 논술 담당 교사 32명(인문계 18명, 자연계 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긴급 의견 조사에서 27명은 학교 교육으로 논술 대비가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제시했다.

무엇보다 지금까지 가장 애를 먹었던 제시문이 교과서 중심으로 바뀌면서 평이해졌다는 점이 고무적이라는 입장이다. 대전논술고사 모임의 대전외고 문경호(역사) 교사는 “어려운 제시문을 해석하는 연습에 시간을 낭비해 왔다”며 “이제는 교과서 수준의 제시문을 보다 깊이 있고 다양한 관점에서 생각하는데 초점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본래 논술 시험이 요구해 온 논리력, 추리력, 응용력 향상에 집중해 교육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사실상 본고사가 아니냐는 의견도 나왔다. 7명의 교사들은 “현재 공교육 과정으로는 서울대 논술이 요구하는 창의력 교육이 쉽지 않다”며“수업 방식의 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 광신고 김흥규(수학) 교사는 “현재 대부분 수업은 대학수학능력시험 문제의 패턴을 익히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추론 능력을 기르고 사고를 확장하는 교육을 별도로 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서울대가 추구하는 통합논술이 개별 교과에 대한 지식이 아닌 각 교과 관련 개념을 통합할 수 있는 능력을 측정하기 때문에 지금 같이 과목별 ‘따로따로’수업으로는 한계가 크다고 강조했다. 분당 수내고 이경자(국어) 교사는 “하나의 개념이 여러 과목에 공통적으로 언급될 경우에 대비해 개념과 원리 위주의 수업을 진행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논술 지도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반응은 학원가도 마찬가지였다. 종로학원 김명찬 논술팀장은 “지금까지의 논술 지도와는 다른 방식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사들은 또‘자신이 마련한 대책에 대해 예상되는 반론과 이에 대한 자신의 재반론’을 요구한 인문계 4번 문항을 예로 들며 토론식 수업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개념을 머리로만 익히면 실전에서 응용력이 떨어진다”며 “교사나 친구들과 토론을 통해 글과 말로 풀어낼 수 있는 훈련을 끊임없이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문이 교과서 중심으로 나온다고 해서 교과서 식의 전형적인 답안을 써서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한편 일부 학교의 교육과정에 없는 과목에서 제시문이 나온 것은 문제라는 지적도 있었다. 서울 대원외고 김영윤(국어) 교사는 “사회문화를 가르치지 않는데 이번 모의 논술은 사회문화에서 제시문이 나왔다”며 “학생들이 학원에 가서 사회문화를 배우라는 얘기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김 교사는 “모든 과목에서 두루 문제를 내고 학생들이 선택해 답안을 작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김정우기자 woo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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