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민주당 대선후보 경쟁에서 선두자리를 다투는 힐러리 클린턴과 배럭 오바마 상원의원 진영 사이에서 벌어지는 신경전이 벌써부터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각각 지지자들을 앞세워 ‘흑인후보 필패론’을 띄우는가 하면 ‘클린턴 부부는 거짓말쟁이’라는 인신공격성 발언까지 서슴지 않는 등 일촉즉발의 설전이 시작된 상태다.
오바마 의원을 지지하는 드림웍스 공동창업자 데이비드 게펜은 21일자 뉴욕타임스에 실린 칼럼니스트 모린 다우드의 칼럼에서 “정치인 모두가 거짓말을 하지만 힐러리 의원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야 말로 너무 쉽게 거짓말을 한다”고 말한 것으로 인용됐다.
과거 클린턴 전 대통령을 지지하다가 최근 오바마 지지로 돌아선 게펜은 여성인 힐러리 의원에 대한 ‘안티세력’또한 만만치 않다는 점을 활용, “찬반이 극명히 갈리는 힐러리 의원이 나라의 통합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약점을 파고 들었다.
게펜의 도발은 힐러리 의원의 흑인 지지자인 로버트 포드 사우수캐롤라이나주 상원의원이 같은 흑인인 오바마 의원을 겨냥, ‘흑인후보 필패론’을 제기한데 대한 반격이라는 시각도 있다. 포드 주의원은 지난 주 “오바마 의원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되면 내년에 다른 모든 민주당 후보들은 상ㆍ하원과 주지사 선거에서 패배, 모든 것을 잃을지도 모른다”고 주장, 논란을 불렀다.
지지자들이 앞장선 설전은 즉각 본진영으로 옮겨 붙었다. 힐러리 의원 선거운동본부는 논평을 내고 오바마 의원이 주장한 새로운 정치 구호가 거짓이 아니라면 ‘거짓말쟁이’운운한 게펜을 즉시 선거운동에서 제외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반해 ‘흑인후보 필패론’에 대해서는 오바마 의원이 직접 나서 “미국은 흑인 대통령을 뽑을 준비가 돼 있으며 흑인이라서 안 된다는 것은 역사의 전환기마다 등장하는 비관적 시각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오바마 의원이 20일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에서 벌인 모금행사를 통해 단 한차례에 130만 달러를 끌어 모으며 기염을 토하자 22일 같은 지역에서 모금행사를 하는 힐러리 의원 진영이 바짝 긴장하는 등 모금액수를 둘러싼 신경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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