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문제를 전담할 첫 대북정책조정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존 네그로폰테 신임 미 국무부 부장관이 다음주 아시아 순방길에 북한을 방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미 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21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지난주 상원 인준을 받은 네그로폰테 부장관은 북핵 6자회담에서의 '2ㆍ13 합의'후속조치 논의를 위해 다음주 한국과 중국, 일본을 방문할 예정이며 이때 일정에 북한을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와 관련,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미측이 네그로폰테 부장관의 방북을 계획했다면 한국측과 사전 협의를 하겠지만 아직 그런 협의가 이뤄지지는 않았다"면서 "현재로선 그의 방북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도 미 행정부의 다른 당국자들은 네그로폰테 부장관의 방북 계획을 부인하거나 현 시점에서 이루어질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 국무부는 이와 관련, 공식적으로는 "현 시점에서 발표할 사항은 아무 것도 없다"고 말하고 있다.
네그로폰테 부장관의 방북이 성사되면 그는 클린턴 전 행정부 시절인 지난 2000년 10월 매들린 올브라이트 당시 국무장관의 방북 이후 북한을 방문하는 미 정부 최고위 인사가 된다.
북한은 미국의 적대시 정책 포기의 증거로 고위급 인사의 방북을 요구한 적이 있으며 '2ㆍ13 합의'를 이끌어낸 베이징 회담에서도 북미간 이와 관련된 논의가 이뤄졌을 수도 있어 네그로폰테 부장관의 방북이 실제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올브라이트 장관과 함께 북한을 방문했던 핵 비확산 전문가 로버트 아인혼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고문은 "고위급 인사의 방북이 중요하다"면서도 "네그로폰테 부장관보다는 6자회담 미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동아태담당 차관보의 방북 가능성이 더 크다"고 전망했다.
워싱턴=고태성특파원 tsg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