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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OFF] TV, 이제는 마니아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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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OFF] TV, 이제는 마니아 시대

입력
2007.02.20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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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무한도전> 과 <거침없이 하이킥> 은 시청자들에게 꽤나 ‘어려운’ 프로그램들이다. 두 프로그램을 제대로 즐기려면 꽤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한다.

<무한도전> 을 보려면 ‘유반장’ 유재석, ‘어색한’ 정형돈, ‘헬멧’ 정준하 등 캐릭터의 컨셉과 별명을 익혀야 하고 방송에 한 컷이라도 더 나오기 위해 게임에서 벌칙 받는 것을 오히려 좋아하는 <무한도전> 만의 독특한 정서도 이해해야 한다. <거침없이 하이킥> 도 순재(이순재)가 왜 ‘야동순재’가 됐는지, 민용(최민용)과 민정(서민정)이 어떤 과정을 통해 연인이 됐는지 알아야 더욱 재미있다.

두 프로그램은 한 번 보고 마는 뜨내기 시청자들이 아닌 ‘마니아’나 ‘폐인’으로 불리는 열광적인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지난 설 연휴동안에도 MBC 드라마넷이 <거침없이 하이킥> 과 <무한도전> 을 각각 5시간, 9시간씩 방영하면서 각 캐릭터의 역사, 꼭 봐야 할 에피소드 등을 소개했다. 마니아들은 좋아하는 프로그램을 실컷 보고 프로그램에 익숙하지 않은 시청자들은 이 기회에 프로그램을 ‘공부’하라는 것이다.

<프리즌 브레이크> 와 등 마니아가 많은 해외 드라마들 역시 설 연휴동안 연속 방영했다. 18일 방영한 <무한도전> 은 당일 공중파 전체 시청률 1위를 차지했고, MBC 드라마넷은 두 프로그램의 특집편성을 통해 설 연휴기간동안 케이블 채널 1위의 점유율(16.4%)을 기록했다.

과거 인기 프로그램이란 불특정 다수의 시청자들이 언제 어느 때 봐도 재미있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러나 <무한도전> 과 <거침없이 하이킥> 의 인기는 마니아가 하나하나 모여 과거와는 다른 의미의 ‘대중’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이제 TV의 의미자체가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TV는 더 이상 비슷한 취향의 시청자들 대신 ‘좋아하는 것만 보는’ 다양한 마니아들을 모으는 매체가 됐다. 이제 설 연휴에 가족들은 더 이상 함께 모여 똑같은 프로그램을 보지 않는다. 대신 각자의 TV로 자신이 좋아하는 프로그램만 하루종일 보는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강명석 객원기자 lennone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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