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부장판사가 석궁테러 사건 이후의 사법불신 사태에 대해 이용훈 대법원장의 해명과 거취 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11부 정영진(49) 부장판사는 20일 법원 내부 통신망에 올린 ‘석궁테러 관련-이용훈 대법원장의 거취에 대한 결단을 촉구하며’라는 글에서 “석궁으로 판사를 테러한 사람을 국민들이 옹호하는 지경에까지 사법불신이 이른 데에는 이 대법원장의 부정적 행태들이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며 “명쾌한 해명이 안 되면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관행 전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연루된 법조비리 사건과 관련, “조 전 판사와 이 대법원장의 친분 때문에 대법원 관계자들이 수사중단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보도에 대해서도 명확한 해명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법관 계급제 폐해의 시나리오’라며 “조 전 판사를 실형 선고한 부장판사는 고법부장 승진에서 누락됐고 조 전 판사의 영장을 발부한 판사는 형사합의부장보다 못한 항소부장에 배치됐다. 이런 인사를 보는 법관들은 대법원장의 눈치를 보는 재판을 하려는 유혹을 받지 않을까”라고 주장했다.
한편 창원지법 문형배 부장판사는 댓글성 반박문에서 “대법원장을 비판할 때 뚜렷한 근거가 없다면 타인의 재산과 생명을 다루는 판사의 글로는 부족하다”며 “정 부장님도 연수원 14기, 고법부장 전보인사 대상자로서 이 같은 글이 인사불만에서 비롯된 감정의 토로로 여겨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밝혔다.
박상진 기자 oko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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