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측이 1996년 자신에게 거액을 주고 선거법 위반 재판에서 허위증언을 시켰다는 의혹을 제기한 당시 비서관 김유찬씨가 16일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저서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월 말이나 3월 초 출간될 예정이라는 이 책에는 이 전 시장에게 불리한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폭로 내용을 둘러싼 진실공방이 대선 정국에서 메가톤급 이슈로 부상할 전망이다. 또 김씨는 앞으로 이 전 시장에 대한 제2, 제3의 추가 자료를 공개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 이명박 리포트는 어떤 내용
김씨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저서 <이명박 리포트> 의 목차를 공개하면서 여자문제와 재산형성 과정 비리, 현대맨 시절 비리, 종교문제 등이 수록돼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19일에는 위증 대가로 거액을 받았다는 사실을 입증할 추가자료를 금명간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김씨는 “추가 자료에는 돈을 준 사람ㆍ시간ㆍ장소는 물론, 이 전 시장측이 준 법정 예상 질문지와 답변 내용이 모두 들어 있다”고 주장했다. 이명박>
김씨는 또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 “96년 이 전 시장의 공직자 재산 등록과정에서 많은 재산이 누락됐다는 지적을 국회 감사관실로부터 받았으나 그 이후 유야무야 됐다”면서 “신고재산을 훨씬 상회할 수 있다는 증거가 속속 밝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앞으로 각종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 전 시장에 대한 공격의 고삐를 바짝 죌 태세다.
이에 대해 이 전 시장측은 “전형적인 정치공작이며 제2의 김대업 사건”이라고 반박하고 있지만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진영의 거듭된 후보검증론 주장도 문제거니와 당장 여당에서도 “이 전 시장은 의혹을 해명해야 하며, 사실이면 치명적인 하자가 있는 것”이라고 공세를 펴고 있기 때문이다.
또 김씨가 언론을 통해 거듭 이 전 시장을 공격할 경우 사실 여부를 떠나 시중에서는 이 전 시장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만에 하나 폭로내용이 사실로 입증될 경우 대선가도에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
● 김유찬씨는 왜 이러나
폭로내용이 사실이 아니거나 입증을 못할 경우 김씨는 명예훼손 소송 등 엄청난 역풍에 휘말릴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김씨는 “자신이 있다”며 초강수를 거듭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 전 시장측은 배후에 누군가 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느닷없이 엄청난 일을 저지른 것은 합당한 이유가 있을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여권의 배후조종설, 경쟁 주자 측과의 거래설 등이 흘러 나오고 있다. 순전히 개인적 악연으로 대선 유력주자를 공격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김씨가 사전에 이 전 시장측과의 거래를 시도하다 거절당한 데 대한 보복 차원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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