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영화 <말아톤> DVD를 감명 깊게 본 김미정(26)씨는 16일 관련 정보를 얻기 위해 인터넷 검색창에 ‘말아톤’을 치고 공식 홈페이지(www.run2005.co.kr)를 찾아 접속했다가 화들짝 놀랐다. 기대했던 영화 관련 정보는 온데 간데 없고 화면이 온통 야한 동영상으로 가득했기 때문이다. 말아톤>
국내 영화제작사들이 개봉작 홍보용으로 ‘쓰다 버린’ 상당수 홈페이지가 불법 음란사이트나 정체를 알 수 없는 구매사이트 등으로 둔갑해 ‘재활용’ 되고 있다. 이 중에는 <태극기 휘날리며> <박수칠 때 떠나라> <댄서의 순정> <클래식> 등 유명 영화도 포함돼 있다. 클래식> 댄서의> 박수칠> 태극기>
영화계 관계자들은 영화제작사들의 무관심이 이 같은 상황을 만든 주범이라고 입을 모은다. 영화제작사는 직접 또는 홍보대행사를 통해 홈페이지 제작회사에 개봉영화 홍보용 홈페이지 제작을 의뢰한다. 이 때 제작회사는 도메인 관리ㆍ판매 회사로부터 영화 이름이나 관련 단어가 들어간 도메인을 6개월~1년 기간으로 구입한다. 비용은 1년에 2만6,000원.
문제는 영화가 극장 상영을 끝낸 뒤에는 어느 누구도 홍보용 사이트를 관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온라인 홍보대행사 아이시네라인 박세환 실장은 “조금만 신경을 쓰면 홈페이지를 잘 관리할 수 있는데도 일부 시리즈 영화를 빼곤 영화제작사나 홈페이지 제작회사 모두 홈페이지를 내팽개치기 일쑤”라며 “이는 영화팬을 골탕 먹이고 영화와 영화사 이미지만 망치는 행위”라고 꼬집었다.
결국 영화사들의 무관심 탓에 영화 홍보용 홈페이지들이 불법 사이트를 운영하는 사람들의 먹잇감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도메인 관리ㆍ판매 사이트를 통해 도메인 사용 계약기간이 언제 끝나는 지를 확인했다 기간 만료와 동시에 도메인을 사버린다.
반면 외국영화 홍보용 사이트는 이런 문제가 거의 생기지 않는다. 직배사 차원에서 ‘www.sony.co.kr/***’ 같은 전용 서버를 운영하는데다 영화 상영이 종료된 뒤에도 꾸준히 관련 정보를 업데이트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 홍보대행사 Y사 관계자는“극장 상영이 끝나도 DVD, 영화 관람 사이트 등 다양한 경로로 영화를 보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영화제작사들이 홍보용 사이트 관리에 좀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상준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