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회담에서 우리가 가장 신세진 나라는 러시아다”
우리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6일 6자회담 2ㆍ13 합의를 이룬 숨겨진 주역으로 러시아를 꼽았다. 이날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언론재단 초청 간담회에서다.
천 본부장은 이날 “러시아는 5개국 가운데 북한 핵 문제와 가장 이해가 적은 나라지만 지원 총량이 결정되면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실제로 천 본부장은 러시아의 대북 지원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6자 회담 전 러시아까지 다녀왔으며 6자회담 중 유일하게 점심식사를 같이 한 나라도 러시아라고 소개했다.
천 본부장이 이처럼 러시아에 공을 들인 이유는 북측과 이해관계가 적은 러시아가 참여할 경우 미국, 중국 등 나머지 4개국도 대북 지원참여를 거부할 명분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물론 일본은 납치문제라는 정치적 문제 때문에 이번 초기조치의 지원에는 빠졌지만 납치문제에 대한 북일 양자협상에 진전이 있을 경우 언제라도 들어올 수 있다.
천 본부장은 또 “러시아가 참여하면 송전이나 북한의 화력, 수력 발전소에 대한 개·보수에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천 본부장은 이와 함께 북한이 이번 합의로 경제·에너지 지원보다는 금융제재 해제와 테러지원국 해제 논의 등 북미관계 정상화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며 이는 산술적으로 계산할 수 없는 정치적 이득이라고 평가했다.
천 본부장은 또 북측의 고농축우라늄(HEU) 개발프로그램 신고여부와 관련, “6자회담 합의문은 북한이 신고할 핵물질 리스트에 고농축우라늄(HEU) 개발프로그램에 관한 신고도 포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베를린 북미회동에서도 고농축우라늄 문제가 협의됐으며 핵프로그램의 완전한 신고에는 이 문제가 포함돼 있어 검증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 본부장은 북측의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의 남북회동에서 이 문제가 제대로 규명이 되지 않으면 어떤 일이 생길 지 모르니 준비를 제대로 해달라고 당부했다는 후문이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