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美하원 첫 '위안부 청문회'/ "우리에게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美하원 첫 '위안부 청문회'/ "우리에게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입력
2007.02.16 23:38
0 0

미국 하원 외교위 산하 아시아태평양환경소위가 15일 사상 처음으로 일제하 군대위안부 만행에 대한 청문회를 개최함으로써 군대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증언이 미 의회에서 이뤄졌다.

이날 청문회에서 한국인 이용수(79), 김군자(81) 할머니와 네덜란드인 얀 러프 오헤른(85) 할머니는 는 자신들이 군대위안부로 끌려가게 된 과정과 일본군으로부터 처참히 짓밟히며 겪었던 극한 고통들을 생생히 증언했다.

이들은 청문회가 끝난 뒤 별도로 배포한 성명서를 통해 “일본 정부는 국제사회의 지속적 압력에도 불구, ‘군대위안부’전쟁범죄에 대해 책임을 인정하지도 않았고 사과도 하지 않았다”면서 “일본 총리가 일본 정부를 대표해 진심으로, 모호하지 않게 군대위안부들에 대한 상상할 수 없는 인권침해를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할머니들은 나아가 미 하원 마이클 혼다(민주) 의원이 제출한 군대위안부 결의안을 환영한다면서 “미 의회는 일본 정부에 정의를 일깨워 줄 수 있는 이 결의안을 조속히 통과시킬 것”을 촉구했다.

이날 증언에 나선 이용수 할머니는 “16세 때 대만에 위안부로 끌려가 3년간 일본군의 성노리개 노릇을 했다”며 “하루 평균 일본군 4,5명으로부터 강간당하면서 죽으로 연명하는 개돼지보다 못한 생활을 했다”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다나 로라바허 의원(공화)이 일본이 이미 사과를 했다며 일본측을 대변하는 듯한 말을 하자 즉각“피해자인 내가 사과를 받지 못했는데 누가 어떻게 사과를 했다는 말이냐”며 반박하기도 했다.

이 할머니는 또 일본이 군대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해 만들었다는 아시아여성기금에 대해 “위안부가 자발적으로 나섰다고 주장하며 일본이 위로 차원에서 집어주는 돈은 결코 받을 수 없다”며 그 허구성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현재 호주에 살고 있는 오헤른 할머니는 “전쟁은 끝났지만 우리 위안부들에겐 끝나지 않았다”면서 “일본은 전쟁 때 군대위안부에 저지른 잔학상을 시인하고 과거 오류들에 대한 역사를 똑바로 가르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대위안부 결의안을 제출한데 이어 청문회 성사에 주도적 역할을 한 마이클 혼다 의원은 이날 “일본 정부가 명확하고 분명한 사과를 해야 진정한 화해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며 미 국무부가 성명을 통해 “일본 정부가 위안부 문제에 대해 조치를 취해왔다”는 견해를 밝힌 데 대해선 “결의안이 미일 관계를 해치기 보다는 화해를 통해 오히려 지역안정을 도모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가토 료조 주미 일본 대사는 이날 소위에 서한을 보내 “일본은 이미 위안부 문제에 대해 책임을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혼다 의원이 제출한 군대위안부 결의안은 일본 정부에 위안부 존재의 공식 인정 및 일본 총리의 공식 사죄, 국제사회의 권고에 따른 현재와 미래 세대들에 대한 올바른 교육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하원 외교위 전체회의를 거쳐 5월께 본회의에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