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암 선고를 받은 60대 여성 만학도가 병마와 싸우며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 졸업장을 받아 감동을 주고 있다.
13일 부산정보대학 관광일어통역과를 졸업한 고명련(67ㆍ여)씨는 만학의 꿈 앞에서는 말기 암도 두렵지 않았다.
고씨의 졸업 평균학점은 4.5점 만점에 3.94점으로 최상위권. 2년 내내 결석 한번 않았고 강의실 맨 앞자리는 항상 고씨의 예약석이었다. 배움에 대한 열정 하나로 손자 뻘 되는 동료 학생들에게 뒤지지 않기 위해 시험기간이면 며칠 밤을 세워 코피가 날 정도로 열심히 공부했다.
그러나 마지막 기말고사를 앞 둔 지난해 11월 고씨에게 청천병력 같은 일이 생겼다. ‘말기 암 진단’ 선고였다.
고씨는 암 선고에도 아랑곳 않고 평소대로 밤을 세워가며 시험을 준비해 무사히 기말고사를 치러냈다. 고씨는 시험이 끝나자마자 바로 병원에 입원했다.
고씨는 현재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암 치료를 받고 있다. 큰 딸 김선욱(40)씨는 “어머니께서 당신 평생 소원의 절반을 이뤄 내셔 무척 자랑스럽다”며 “빨리 건강을 회복해 ‘일본어 통역 자원봉사자’로 나머지 절반의 꿈을 이루시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제자이지만 친구처럼 지내왔다는 문홍영(관광일어통역과) 교수는 “고 여사는 부담스러울 정도로 수업에 열중했고 손자 뻘 되는 학우들에게도 인기 많은 모범생이었다”며 “그 정도의 열정이면 병마도 충분히 이겨낼 수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고 파이팅을 외쳤다.
부산=김창배 기자 kimc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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