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가 넘친다. 역시 일본 프로야구 최고 명문구단의 4번 타자답다.
일본 프로야구 4년차, 요미우리 2년차를 맞은 이승엽(31)이 ‘만만디’가 됐다. 지난 1일부터 팀 스프링캠프에 참가 중인 이승엽은 15일까지 보름 동안의 훈련에서 ‘요미우리 4번 타자’다운 면모를 유감 없이 과시했다. 엄격하기로 소문난 하라 다쓰노리 요미우리 감독도 모든 것을 ‘자율’에 맡긴다.
이승엽은 지난 1일 첫 프리배팅에서 홈런 5방을 쏘아 올리며 기분 좋은 출발을 하더니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11일과 12일엔 각각 14개와 15개의 홈런을 터뜨렸다.
비록 프리배팅이지만 이승엽의 홈런포는 의미가 각별하다. 올 시즌 거인군단에 합류한 오가사와라 미치히로(34)나 아베 신노스케(28), 다카하시 요시노부(32) 등 팀 내 주축 타자들을 압도했기 때문이다.
올시즌 이승엽과 함께 O(오가사와라)-L(이승엽)포의 한 축을 맡게 될 오가사와라는 “이승엽은 훌륭한 타자다. 앞으로도 자주 그와 대화를 하고 싶다”며 경의를 표했다.
하라 감독도 이승엽 만큼은 ‘예외’를 인정한다. 그는 지난 10일 이승엽을 따로 불러 “청백전이 있는 날엔 2군 구장에서 개인훈련을 해도 좋다”고 했다. 이에 따라 11, 12일 청백전에 결장한(?) 이승엽은 16일 처음으로 출격하게 된다.
아직은 캠프 초반이지만 이승엽은 모든 면에서 여유가 넘친다. 지난해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그의 발걸음이 가볍기만 한 이유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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