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초 어느 날 아침 북한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이 모여 있는 이곳에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관들이 도착했다. 북한은 5㎿ 원자로 가동을 멈췄다. IAEA 사찰관들은 또 핵 재처리시설인 방사화학실험실 출입구를 봉인했다.
같은 시각 남쪽 울산항과 여수항에서 중유를 싣고 올라와 북한 원산항과 남포항 인근 공해상에 대기 중이던 유조선도 영변 원자로가 정지됐다는 무전을 받자 북한 영해로 진입했다.’
‘2ㆍ13 합의’의 핵심은 60일(4월13일) 이내에 북한이 핵시설 폐쇄ㆍ봉인 등 초기조치를 취하면 한국이 중유 5만톤을 지원하는 것이다.
이 두 조치가 동시에 이뤄지는 것이 4월 초다. 천영우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5일 “IAEA 사찰인원들이 (북한의 핵시설) 현장에 도착하는 날이 폐쇄일이 될 것이며 그날 5만톤의 중유가 도착해야 한다”고 대략의 시나리오를 밝혔다.
이보다 앞서 6자회담 참가국들은 5개 워킹그룹 회의를 3월 13일 이전에 개최해야 한다.
한국 북한 중국의 설 연휴가 끝나는 2월 말 일정협의를 하고 3월 초 첫 실무회의가 개최될 전망이다. 한국이 의장을 맡은 경제 및 에너지협력 워킹그룹 회의는 제주에서, 한반도 비핵화 워킹그룹 회의는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 회의에서 핵시설 폐쇄와 중유 지원에 관한 동시행동 시간표가 세부사항까지 논의된다.
워킹그룹 회의 결과는 3월 19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6차 6자회담 수석대표회의에 보고된다. 6개국 수석대표는 워킹그룹 회의 결과를 추인한다.
회담장에서는 또 북한의 2단계 핵폐기 조치에 대해 논의를 시작한다. 이 자리에서 북한 핵실험장 폐쇄, 40~50㎏에 이르는 북한 보유 플루토늄 처리 방향 등도 결정돼야 한다.
3월 말에는 북미가 테러지원국 및 적성국교역법 문제를 협의한다. 뉴욕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진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과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의 책임 아래 실무진이 해제절차를 협의하는 방식이 될 공산이 크다.
여기까지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2ㆍ13 합의의 초기조치 이행 시한인 4월13일 직전 IAEA 요원 북한 입국, 핵시설 폐쇄, 포기 대상 핵프로그램 목록 협의 등이 이뤄지고, 동시에 중유 5만톤이 지원된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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