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전역이 16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65회 생일을 맞아 들썩거리고 있다. 김정일화(花) 전시회, 충성 다짐 선구자대회, 김 위원장 약력 책자 출간 등 다양한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1942년 김 위원장이 태어난 곳이라고 북한이 주장하는 백두산 밀영을 답사하는 행군도 계속됐다.
김 위원장 생일은 김일성 주석 생일(4월15일), 공화국 창건일(9월9일) 등과 함께 8대 국가 명절로 지정돼 있다. 중국과 홍콩, 마카오 등 해외에 나가 있는 북한 무역회사들은 이 시기에 김 위원장 생일 선물 준비를 위해 안달복달한다.
한 탈북자는 “김 위원장 선물로 마련된 물품 가운데 쌀 밀가루 육류 사탕 의류 등은 주민들에게 특별 공급되고, 시계 양주 등의 고급 선물은 간부들에게 분배된다”고 밝혔다.
생일을 계기로 그의 권력 기반과 후계 구도도 관심이다. 김 위원장은 1974년 32세 때 김일성 주석의 후계자로 결정됐다. 당시 김 주석은 62세였다. 따라서 김 위원장도 후계자를 선정해야 할 시기가 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후계자로 주목 받는 사람은 우선 세 아들이다. 최근 마카오, 베이징 등에서 행적이 공개됐던 큰아들 정남(35)씨는 어머니 성혜림씨가 사망한데다 그의 자유분방한 행보 때문에 김 위원장 눈 밖에 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때 유력한 후계자로 떠올랐던 정철(26)씨의 경우 유약한 성격에 호르몬 과다분비증을 앓고 있다.
게다가 그의 생모 고영희씨까지 2004년 사망으로써 최근에는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나이가 어리기는 하지만 김 위원장의 성정을 빼닮은 것으로 알려진 막내 정운(23)씨를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일부에서는 김 위원장의 매제이면서 지난해 복권된 장성택 노동당 근로단체 및 수도건설부 제1부부장의 권력 승계나 군부 집단지도체제 출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북한 내부에서 후계자 선정과 관련된 움직임은 전혀 없다”는 게 북한 문제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특히 김 위원장이 심장질환과 비만성 당뇨로 고생하고 있다는 설도 제기됐지만, 정부 안팎에서는 “그의 건강에 큰 무리가 없어 당분간 북한 체제에도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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