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사이 날씨가 풀려 벌써 봄 내음이 느껴진다. 최근에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자주 생각하게 된다. 생각의 끝은 '인간'이라는 것이고, 인간의 여러 요소 중에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는 결론에 이른다.
좀 더 세밀하게 생각하면 인간 중에서도 '자신'이 중요하고, 자신 중에서도 '자신의 마음'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생각된다. 이렇게 말하면 너무 이기적인 것이 아닌가 말할 수 있다.
● 자기의 소중함 잊은 자살현상
그러나 결코 그렇지 아니하다고 강변하고 싶다. 누가 무어라고 하여도 '자신의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 자신이 자긍심을 가질 때만이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 사회에 대한 관심, 국가에 대한 충성, 인류애 등이 신선한 샘물처럼 계속 용솟음칠 수 있다. 최근 젊은 연예인들의 자살사건을 접하면서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
그들의 아픔을 피부로 느끼면서도 '자신의 마음'에 대한 자긍심, 자기에 대한 성찰의 끈을 잠시 놓은 것은 아닌지 염려가 된다. 최근 배우 안성기씨의 어떤 신문 기고문 중 연예인은 어려울 때 '자기성찰'을 하여야 한다는 충고가 생각난다.
우리는 지금 인터넷의 넘치는 정보 속에 매몰되어 자기 가치 중심을 잃고 있는지도 모른다. 질풍노도 같이 몰려오는 정보의 파도 속에서 자신의 가치의 키를 끌어안고 인생항해를 하여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것은 '자신의 마음'을 다잡는 것에서 시작하여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기초하에 외연을 넓혀 보면 자신의 마음을 중하게 생각하면 남의 마음이 중한 것인지 안다.
우리 사회가 귀중한 것을 알면 다른 사회의 귀중함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의 소중함을 알면 다른 나라의 소중함을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것은 결국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아는 것으로 귀결되는 것은 아닐까? 결국 다른 나라를 이해한다는 것은 그 나라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의 마음을 알아야 하는 것이다. 사회의 다른 영역을 아는 것은 결국은 그 속에 있는 사람의 마음을 아는 것이다.
이제 봄은 가까이 오고 있는데, 우리나라에 진정 마음의 봄은 올 것인가? 올해는 역술인들이 이구동성으로 좋다는 황금돼지띠인 정해년이다. 우리 마음, 우리 사회, 우리나라 모두에게 좋은 봄날이 오면 좋겠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저성장, 고실업에서 출발하고 있고, 대통령의 대통령임기 개헌안 발의, 12월의 대선에 따른 여야 간의 대선 경쟁, 북핵 관련 6자회담, 미국과의 FTA 협상 등 실로 험난한 일들이 산적해 있다. 그러나 걱정하지 말고, 긍정적으로 보자. 남, 다른 집단, 다른 당, 다른 나라만을 탓하지 말고, 우리 일이니 우리가 잘 처리하자.
이것을 잘 처리하는 근본은 국민 개개인의 마음가짐이다. 그러나 1차적으로 처리하는 것은 정보와 의사결정 권한을 가진 자들이다. 대통령, 여당 및 집권세력, 야당, 정부관료, 사법부, 헌법재판소 등에서 헌법 등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진정한 의무를 잘 음미하여야 한다.
자신에 대한 진정한 자긍심이 존재한다면 자신의 이익, 자신의 정당의 이익, 자기 소속 부서의 이익이 아닌 '국민의 마음'과 '국가의 발전'을 진정으로 생각하여야 한다. 초심으로 사심 없이 자신의 맞은 의무를 성심성의껏 처리한다면 올해 우리는 진정한 마음의 봄을 맞을 수 있다.
● 의사결정권자들 자기성찰해야
이러한 마음상태라면 작금의 복잡한 현상들은 우리가 이미 정하여 놓은 민주적 기본질서의 원칙에 따라 정리 정돈이 될 수 있다. 남의 마음을 나의 마음대로 설득하여 결정하려고 하지 말고, 남들이 나의 마음을 이해하도록 설명하고 배려하라. 국민의 마음은 물과 같지만, 한번 성나면 노도와 같은 것이다.
국가를 통치하는 자들은 우선 국민의 마음을 생각하고, 국민을 하느님 대하듯 두려움 속에서 맞아야 한다. 올해 황금돼지 해에는 대한민국에 진정한 마음의 봄이 올 것을 기대한다.
정영환 고려대 법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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