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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무늬만 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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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무늬만 신당

입력
2007.02.09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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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을 탈당한 의원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이 있다. "정치공학적 꼼수" "대선 승리만을 위한 기획탈당" "책임 회피를 위한 위장이혼" 등 주로 한나라당이 자신들을 겨냥해 하는 말이 그것이다.

탈당 의원들은 이렇게 항변한다. "신당이든 원내 교섭단체든 비전과 정책으로 모일 것"(천정배 의원), "민생 챙기기로 확실하게 (우리당과) 차별화 하겠다"(노웅래 의원) 고. 하지만 실제 이들이 밝힌 목표와 정책 노선을 보면 눈에 띄는 특징이 없다. 그래서 기자들은 자주 묻는다. "도대체 우리당과 다른 점이 뭡니까."

이들은 모두 '중도개혁'을 표방한다. 그리고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민생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은 참여정부와 우리당이 4년째 해온 말이다. 북핵 문제, 한미FTA 등 주요 정책에 대해서도 우리당과 탈당파 사이에는 별반 차이가 차이가 드러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들은 "우리당과 다르다"고 강변한다.

이들 가운데는 중도개혁보다는 보수에 어울리는 사람이 많다. "참여정부는 개혁만 하다 망했다"고 말했던 사람도 상당수다. 그래서 이들을 가리켜 "한나라당 2중대"(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라는 비아냥도 나왔다. 어색하든 어떻든 중도개혁에 악착같이 매달리는 것은 아마도 대선국면에서 표를 모으는데 가장 효율적이라는 계산이 섰기 때문일 것이다.

국민은 헷갈린다. 쌍둥이라면 옷이라도 좀 다르게 입혀야 달라보이는 법이다. 이대로라면 우리당과 신당을 구분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차라리 노무현 대통령과 같은 당에 있으면 집권비전이 없고, 한나라당에 가기는 께름칙해서 이러고 있다고 하는 편이 낫다. 그러면 솔직하다는 말은 들을 수 있을지 모른다.

정치부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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