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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姜 민생회담/ 盧 "사람이 왜 나빠졌냐" 姜 "내가 할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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盧-姜 민생회담/ 盧 "사람이 왜 나빠졌냐" 姜 "내가 할 소리"

입력
2007.02.09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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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차만 확인한 90분간 신경전.

노무현 대통령과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의 9일 청와대 회담은 2005년 9월 노 대통령과 박근혜 대표가 만나 연정 문제를 논의한 뒤 1년5개월만에 열리는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의 공식 대좌였다. 두 사람은 청와대와 야당의 냉랭한 관계를 반영하듯 악수와 함께 덕담을 건넬 때를 빼고는 시종 이견을 드러내며 부딪쳤다.

처음엔 강 대표가 “삿대질하러 온 게 아니다”며 “대통령은 국정중심에 서고 야당대표는 협조해 국민을 잘 먹고 잘 살게 하는 게 도리”라고 부드럽게 운을 뗐고, 노 대통령도 “여러 번 청을 드렸더니 정성이 통했다”며 반가워 했다. 하지만 이후엔 7, 8일 이틀간 미리 작성된 공동발표문의 의례적 합의를 빼고는 강 대표의 공세에 노 대통령이 맞받아치는 장면이 반복됐다.

강 대표가 “전에는 소연정, 대연정 같은 것을 얘기했는데 진짜 민생문제로 뵙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자, 노 대통령은 “어디까지가 민생인지 한번 토론해보자”고 제안했다. 강 대표는 “개헌 빼고는 모든 게 다 민생”이라며 “백성 따습게 하는 게 경제이고 민생”이라고 응수했다.

노 대통령은 강 대표의 “한나라당 후보를 비판하는 것은 자제해달라”는 요구에 “먼저 나를 공격하지 말라. 그러면 절대 공격하지 않겠다 ”라고 반박했다. 또 “개헌 등 정치행위에 손을 떼고 민생문제에 전념하라”는 강 대표 지적에 노 대통령은“국정에 올인하라는 것은 모욕”이란 말을 두 번이나 했다.

회담을 마치면서도 신경전은 그치지 않았다. 노 대통령은 강 대표에게 “과거 제가 변호사를 할 때 검사였던 강 대표를 재판정에서 만나기도 하고 같이 술도 한 잔 했다”면서 “그 때는 사람이 참 좋아 보였는데 왜 그렇게 나빠졌냐”고 마지막 일격을 날렸다. 강 대표는 큰 소리로 웃으며 “그건 제가 드릴 말씀”이라고 받아 쳤다.

이동국 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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