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9일 “요즘 정치를 해보니까 1 대 9로 싸우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열린 ‘21세기 동서포럼’ 주최 강연에서 “여야 할 것 없이 상대팀 9명을 상대해서 (싸움을) 하고 있는데 거기에 노무현 대통령까지 가담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9명에게 일일이 답변하면 나만 바보다”며 “내 갈 길을 가는 게 낫다. 소이부답(笑而不答ㆍ대답하지 않고 웃음)이다”라고 덧붙였다.
이 전 시장의 발언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면서 노 대통령을 비롯한 여권은 물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손학규 전 경기지사 등으로부터도 집중 공격을 받고 있는데 대한 소회를 밝힌 것이다.
그는 자신의 높은 지지율과 관련, “역사적으로 이런 지지율을 보여준 전례가 없다”면서 “국민이 (저를) 시대에 필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하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사실 저는 비정치적인 정치인인데 정치 바닥에 있으려니 만만한 것이 아니다”라고도 말했다. 또 “기업과 정치가 플레이 방식이 서로 다른 것 같다”면서 “우리 정치권은 서로 끌어내리기 위해 경쟁하고, 여의도 여론만으로 정치를 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CEO(최고경영자) 출신으로 행정 경험도 갖춘 전문가’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그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는 미국과는 달리 한국은 대통령의 역할이 크기 때문에 기왕이면 경제를 아는 사람이 좋은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지난 4년간 세계 경제가 전례 없는 호황을 맞아 수출 경기가 좋았다”며 노 대통령을 ‘운이 좋은 대통령’이라고 표현한 뒤 “그러나 향후 5년간 우리나라는 굉장히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태희 기자 goodnew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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