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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사회지도자에 대한 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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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09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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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사회의 화제는 단연 지도자에 대한 검증이 어느 정도 필요한가 하는 것이다.

사회지도자에 대한 검증의 문제는 특정인을 공격하기 위한 수단으로 잘못 인식되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검증 얘기만 나오면 발끈하는 저명인사들 또한 적지않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질서있고 정의로운 사회일수록 지도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은 필수적이다. 최근 한나라당에서 제기된 후보대상자들에 대한 검증 논란도 상대방을 헐뜯고 비방하려는 시도라는 시각보다, 지도자 선출을 위한 합당한 과정이라는 시각에서 보아야 할 것이다.

대부분 인간의 언동은 의식과 사고유형 그리고 태도에 의해서 결정되며, 이런 것들은 학습과 교육에 의해 형성된다. 아이들의 모델 역할을 하는 부모나 학생들의 사표가 되는 선생님들의 언행이 일치하지 않거나 일탈적이면, 아이들에게는 자연적으로 일탈적인 사고유형과 비뚤어진 의식 그리고 편향된 태도가 형성될 수밖에 없고 그 결과는 일탈적인 행동으로 표출되게 된다.

우리나라의 부패지수가 매우 높다는 사실도 사회구성원들의 낮은 규범의식과 일탈적 사고유형에 연유한다. 부패지수가 높은 일탈행위가 쉽게 허용되는 사회적 분위기는 결국 사회를 지도하는 사람들의 행태가 사회구성원들로 하여금 일탈적 사고유형과 불법의식을 학습하게 만들었기 때문이 아닐까.

미국의 유명한 정신과 의사 사뮤에나와 요켈슨의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 중범죄자들의 범죄원인은 여러가지 부정적 사회학습을 통한 범죄적 사고유형의 형성이며, 그것이 범죄인성이 되어 범죄행동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언론들은 또 최근 사회의 정신적 지도자의 한 사람이라 할 수 있는 일류 사립대학 총장의 정직성 문제에 지면을 할애하고 있다. 매우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더욱 큰 문제는 비뚤어진 동정심 내지 집단이기주의가 정당한 비판이나 합당한 처사를 가로막으려는 기미가 보인다는 것이다.

이러한 일이 오늘만의 사건은 아니다. 수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또 다른 일류대학의 총장이 자신의 국적 문제로 거짓말을 하여 학내외에서 비판을 받고 사회적으로 커다란 물의를 일으킨 적이 있다.

몇개월 전에는 대한민국 교육의 수장이라는 교육인적자원부장관에 임명된 사람이 제자들의 논문을 표절했다는 이유로 최단명 장관의 불명예를 안았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전자는 4년간 총장직을 고수했고, 후자는 다시 대통령을 보좌하는 중책을 담당하게 되었다.

거짓말을 한 총장이 학생들 앞에서 "정직"을 설파할 때 교육효과가 있을까. 부정하고 학문적으로 부패한 교수가 대통령의 측근이란 이유로 다시 중용될 때 우리사회 구성원들의 의식이나 사고유형은 비뚤어질 수밖에 없지 않은가.

교육을 담당하는 사람들의 일탈적 행위는 사회 어느 집단이나 계층의 지도자들의 행위보다 교육효과가 크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물론 대통령의 언행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이런 의미에서 대선을 앞두고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들에 대한 검증은 불가결한 것이고 또 철저해야 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급변하는 사회환경 속에서 기업을 하다보면 어느 정도의 불법은 불가피하지 않느냐는 식으로 변명하는 기업인도 우리사회의 지도자가 되기 위한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정직성이 결여된, 인격의 고결함이 의심되는 사람이 교육기관의 책임자가 되어서는 안된다. 지도자라는 사람들의 부패가 변호되고, 당사자들이 죄의식을 갖지 않는 사회는 결코 정의롭고 질서있는 사회가 될 수 없다.

김보환ㆍ동국대 행정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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