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은 9일 구조조정본부 격인 정책본부 부본부장에 이인원 롯데쇼핑㈜ 사장을 임명하는 등 임원 118명에 대한 대규모 정기 인사를 단행했다. 그룹 주력사인 롯데쇼핑 백화점부문 대표이사에는 이철우 롯데마트 사장이 선임되고, 롯데건설 이창배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신격호 회장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이인원 사장을 신동빈 부회장(정책본부장)의 직할 조직인 정책본부의 2인자에 기용한 것은 경영권 승계보다는 안정적 성장에 중심을 두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번 인사에서는 유통 부문 인맥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노병용 롯데마트 전무가 총괄 부사장으로, 롯데쇼핑 이원우 기획전무는 부사장으로 각각 승진했다. 시설 안전 문제로 물의를 빚은 롯데월드의 손재환 대표가 경질되는 대신, 그 자리에 정기석 롯데쇼핑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이끌게 됐다.
신격호 그룹 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롯데쇼핑 총괄 부사장인 딸 장선윤 롯데쇼핑 이사도 상무로 승진했다. 명품관인 에비뉴엘 등 그룹의 명품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장 상무는 2년 연속 고속 승진해 눈길을 끌었다.
이영일 호남석유화학 사장은 롯데대산유화, 케이피케미칼 등의 유화부문 총괄 사장을, 김상후 롯데제과 부사장은 롯데제약 대표를 각각 겸임하게 됐다. 65세의 김병일 현 정책본부 부본부장은 사회공헌재단 설립추진위원장으로 이동,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한발 물러났다.
롯데는 이번 정기인사에서 110명을 승진 발령, 사상 최대(111명)의 승진 잔치를 벌였던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를 유지했다.
롯데 관계자는 "지난해 우리홈쇼핑을 인수하는 등 그룹 규모가 커지고 있어 대규모 승진이 불가피했다"며 "주력 사업 분야인 유통 및 석유화학 부분에서 보다 젊은 인재들을 대거 승진 기용했다"고 밝혔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