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손학규 전 경기지사,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 등 여권의 대선후보 영입 대상으로 거론되는 인사들을 겨냥해 “남의 양어장에 와서 낚시대만 던져놓으면 되느냐”고 에둘러 비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 대통령은 지난 6일 열린우리당 개헌특위 소속 의원들과 가진 오찬 모임에서 “대통령이 되려면 경선에 참여해 고생도 하면서 경쟁을 통해 올라가야지 가만 앉아서 모셔가기 만을 바라서는 안된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노 대통령의 발언은 집단 탈당을 결행한 우리당 의원들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노 대통령은 “결국 탈당 이유가 외부 사람을 끌어오겠다는 것 아니냐”며 “대통령후보를 당내에서 뽑으려는 노력도 하고 외부 영입도 하고 그래야지 자꾸 외부에만 눈을 돌려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대선은 거저 먹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오찬에 참석했던 한 초선 의원은 8일 “노 대통령이 직접 특정인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손 전 지사나 정 전 총장을 겨냥한 발언으로 들렸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자신의 탈당 문제에 대해 “고민을 하지 않은 게 아니지만 놀던 물에서 나가는 것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정동영 전 우리당 의장은 8일 전북도의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손 전 지사는 하루 빨리 한나라당에서 나와야 한다”며 “그와 범여권 대선후보 자리를 놓고 선의의 경쟁을 할 뜻이 있다”고 밝혔다.
정 전 의장은 “대통합은 대통령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하며 이는 대통령이 당내 사항에 간섭하거나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이같은 언급은 노 대통령의 잦은 정치 개입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